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검찰, 문재인 전 대통령 ‘피의자’ 적시…2억 뇌물수수 혐의

검찰이 문재인 전 대통령의 딸 다혜 씨의 압수수색 영장에 문 전 대통령을 피의자로 적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전 대통령을 사실상 피의자로 보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5주기 추도식 참석하는 문재인 전 대통령. 연합뉴스

1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전주지검 형사3부(한연규 부장검사)는 지난달 30일 다혜씨의 서울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 하면서 영장에 이러한 사실을 적시했다.

 

검찰은 문 전 대통령의 사위였던 서모 씨의 ‘항공사 특혜 채용’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이번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다혜씨의 전 남편 서씨는 2018년 이상직 전 국회의원이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에 오른 이후, 이 전 의원이 설립한 태국계 저비용 항공사인 타이이스타젯에 전무이사로 취업해 논란이 일었다.

 

항공업계 실무 경험이 전무한 서씨가 설립 초기 항공사의 고위 임원에 채용됐기 때문이다. .

 

국민의힘과 시민단체 ‘정의로운 사람들’은 2020년 9월∼2021년 4월 4차례에 걸쳐 서씨의 취업과 이 전 의원의 중진공 이사장 임명 경위의 대가성을 규명해달라며 검찰에 고발장을 냈다.

 

검찰은 서씨가 과거 타이이스타젯 임원으로 근무하며 받은 급여 등 2억원 이상이 문 전 대통령에 대한 뇌물 성격인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수사와 관련해 문 정부 시절 청와대 인사들에 대한 소환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조현옥 전 인사수석을 피의자로 입건해 관련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0일에는 임종석 전 비서실장을, 이날 오전에는 당시 민정수석비서관이었던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를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문 대통령 딸 문다혜 씨. 연합뉴스

하지만 문 전 대통령 쪽은 이 전 의원 임명은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이뤄졌고, 서씨의 취업에 대가성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문재인 정부 시절 청와대 근무를 했던 의원들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문 전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렸고,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7년 전에 있었던 전 사위의 취업을 핑계로 수백명이 검찰에 불려가 조사를 받았는데 몇년 동안 털어도 제대로 나온게 없으니, 드디어 대통령의 딸을 공격한다”며 “7년 전 사건을 조사한다면서, 왜 최근 딸의 전세계약을 맺은 부동산 중개업체를 뒤지고 왜 최근 대통령 내외의 계좌를 뒤지냐”고 비판했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