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다승 경쟁은 나란히 3승을 쌓은 박현경(24·한국토지신탁)과 이예원(21·KB금융그룹)의 맞대결로 펼쳐졌다. 하지만 8월 하순 들어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박지영(27·한국토지신탁)이 지난달 25일 메이저대회 한화클래식을 제패하며 3승을 신고했고 이에 질세라 배소현(31·프롬바이오)도 지난 1일 KG 레이디스 오픈에서 3승 대열에 합류했다. 이에 따라 다승왕 경쟁은 뜨거운 4파전으로 바뀌면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다.
맹장 수술 공백을 딛고 화려하게 부활한 박지영이 5일 경기 이천시 블랙스톤 이천 골프클럽에서 개막하는 KLPGA 투어 메이저대회 KB금융 스타챔피언십(총상금 12억원)에 출전해 시즌 4승과 타이틀 방어라는 두 마리 토끼 사냥에 나선다. 박지영은 현재 다승 공동선두에 상금랭킹 1위(9억8610만원), 평균타수 1위(69.59타)를 달린다. 대상 포인트는 2위(398점)에서 선두 박현경(410점)의 뒤를 바짝 쫓고 있다. 따라서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가장 먼저 4승 고지에 안착하며 대상 포인트까지 1위로 올라서 주요 개인타이틀에서 크게 앞서갈 수 있다.
박지영은 지난 5월 중순 맹장 수술을 받은 뒤 한 달가량 필드를 떠나야 했다. 하지만 6월 중순 복귀한 뒤 7개 대회에서 우승, 준우승, 공동 5위 두 차례, 공동 6위를 기록하며 톱10을 다섯 차례나 기록했다.
데뷔시즌인 2015년 신인왕을 차지한 박지영은 이후 한 차례도 개인타이틀을 차지한 적이 없는 만큼 좋은 기회를 맞은 올해 타이틀을 싹쓸이하겠다는 각오가 크다. 더구나 박지영은 지난해 난코스로 악명 높은 블랙스톤 이천 골프클럽에서 나 홀로 언더파 스코어를 적어내며 우승할 정도로 코스와 궁합이 잘 맞아 대회 2연패 가능성이 높다.
박지영은 “많은 타이틀이 걸려 있는 대회지만 의식하지 않겠다”며 “현재 샷 감각과 컨디션이 좋기 때문에 욕심부리지 않고 내 플레이에만 집중하겠다”고 우승 의지를 드러냈다.
박현경은 대상 1위, 상금 2위(9억6809만원), 평균타수 3위(70.05타)를 달리는 가장 강력한 라이벌이다. 상금과 평균타수 격차가 크지 않아 언제라도 따라잡을 수 있는 상황이다. 배소현은 KG 레이디스 오픈에서 시즌 3승을 거두며 대상 포인트 5위(291점), 상금랭킹 6위(6억7771만원)로 뛰어올랐다. 샷감이 절정인 만큼 내친김에 2주 연속 우승 트로피 사냥에 나선다
이예원은 메인스폰서가 주최하는 대회인 만큼 총력전에 나선다. 그는 시즌 초반 타이틀 경쟁에서 선두를 질주하다 체력저하로 7~8월에 출전한 3개 대회에서 모두 40위 밖의 부진한 성적을 내며 상금과 대상 모두 4위로 떨어졌다. 하지만 최근 2개 대회에서 6위, 7위로 샷감을 끌어올렸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경험을 살려 이번에는 우승에 도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