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해리스 전 주한 미국대사는 3일(현지시간) “김정은이 언젠가 핵무기를 포기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순진해 빠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해리스 전 대사는 이날 미 워싱턴DC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에서 KDI국제정책대학원 등 주최한 ‘한미 관계 컨퍼런스’에 참석해 “우리는 현실에 맞게 우리의 생각(김정은 핵무기 포기 가능성)을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리스 전 대사는 “김정은은 4가지를 원한다. 제재 완화를 원하고, 그의 핵무기를 지키길 원한다. 한미 동맹을 찢어놓길 바라고, 궁극적으로 한반도를 지배하길 원한다”며 “그가 이러한 견해를 바꿨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짚었다.
그는 오마바 정부에서 트럼프 정부로 바뀌며 북한과의 협상이 시작된 것을 언급한 뒤 “이 시기 우리의 군사적 대비태세는 사실상 감소했다고 생각한다. 한반도에서의 대규모 군사훈련이 중단됐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또 “이같은 정책은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과 협상을 모색하면서 모두로부터 지지받았다”고 덧붙였다.
해리스 전 대사는 현 시점에서는 중국, 러시아, 북한, 이란 간의 편의에 따른 동맹 관계가 “매우 우려된다”면서 “이것이 현실이고, 한미가 직면해야할 문제이며 우리는 국제시스템에서 이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콘퍼런스에서는 한·미·일 3국이 불공정 무역에 해당하는 중국산 제품에 한해 수입을 제한하는 등 공동 대응을 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미국의 경제혁신정책싱크탱크인 정보기술혁신재단(ITIF)의 로버트 앳킨슨 회장은 이날 “중국이 과도한 보조금을 투입해 다른 나라 산업을 파괴하려 한다”면서 한미일 3국이 중국산 제품 수입을 제한하는 등 공동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앳킨슨 회장은 “그들(중국은)은 LG, 삼성, 인텔이 망하기를 원한다”며 “중국이 한국이 우위에 있었던 액정표시장치(LCD) TV 산업을 장악한 데 이어 이제는 올레드(OLED) TV 산업까지 지배하려고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중국을 상대로 만리장성(Great Wall)을 지어야 한다”면서 한국, 미국, 일본, 대만 등 간의 대중(對中) 연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행사는 KDI국제정책대학원,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 GW한국학연구소가 공동주최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영상 축사에서 한·미관계가 한반도와 인도태평양 전역에서 자유와 민주주의를 수호하고 있다며 “우리의 철통같은 동맹이 70년 넘게 해 온 것처럼 앞으로 어떤 도전도 감당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