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24년 차 초등학교 교사였던 A씨는 학부모들의 악성 민원으로 인해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해 숨진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대전 유성구의 자택에서 다친 상태로 발견된 A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그는 2019년부터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재직하면서 4명의 학부모들로부터 악성 민원에 시달리는 등 지속적인 괴롭힘을 당했다. 대전교사노조에 따르면 A씨는 급식실에서 드러눕거나 다른 학생들을 괴롭히는 태도가 불량한 학생들의 담임을 맡았다. 이 학생들은 수업 중에도 욕을 하는 등 불량한 태도를 보였고, A씨는 이를 제지하려 했지만, 오히려 학부모들로부터 경찰 신고를 당해 아동학대라는 혐의를 받게 됐다.
A씨는 이러한 상황 속에서 큰 스트레스를 받았고, 결국 정신과 치료까지 받게 됐다. 그는 교권 보호 위원회의 개최를 요청했지만, 학교 측은 그의 요청을 묵살했다. 2020년 아동학대 혐의가 무혐의로 결론났지만, 학부모들의 민원은 끊이지 않았다. A씨는 결국 다른 학교로 전근갔지만, 이전의 경험이 그에게 남긴 트라우마는 쉽게 회복되지 않았다.
A씨의 동료 교사는 학부모들이 학교에 찾아와 A씨에게 협박을 일삼았다고 전했다. “무릎 꿇고 빌어라”는 요구와 “가만두지 않겠다”는 협박은 그에게 깊은 상처를 남겼다. 이러한 심리적 압박은 A씨가 교사로서의 자긍심을 잃게 만들었고, 그는 우울증 약을 복용해야 할 정도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이러한 상황은 A씨가 서울 서이초등학교에서 교사가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된 사건을 접하면서 다시금 고통을 느끼게 만들었다. 그는 과거의 아픈 기억이 떠오르며 힘들어했고, 동료 교사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알리기도 했다. A씨는 교사노조의 설문지에서 무기력함과 괴로움을 토로하며, 지난 3년의 시간이 자신에게 얼마나 힘들었는지를 고백했다. A씨는 “3년 동안 정신과 치료를 받으며 스스로를 다독였지만, 서이초 선생님의 사건을 보고 그 공포가 떠올라 그날을 정말 계속 울기만 했다”고 호소했다.
이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자, A씨를 괴롭혔던 학부모들이 운영하는 가게들은 시민들의 분노를 사게 됐다. 많은 시민들이 가게 앞에 모여 포스트잇에 비난과 저주의 메시지를 적어 붙였고, 심지어 쓰레기와 케첩, 밀가루 등 음식물로 가게 앞을 더럽히기도 했다.
대전교육청은 A씨의 사망 1주기를 맞아 추모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교육청 측은 “고인을 기리고 서로 위로하며 회복하자는 의미”로 이 행사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한편 교사들은 여전히 직·간접적인 폭력에 노출돼 정신 건강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과 녹색병원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교사 10명 중 7명이 언어적, 신체적, 성적 폭력을 경험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특히 학부모 상담과 민원 대응 업무가 가장 어렵다는 응답이 38.8%로 가장 높았고, 학생 생활지도와 상담, 행정 업무에 대한 어려움도 적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