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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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파이터’ 고석현…“지옥의 웰터급, ‘탑 15’ 들겠다”

“우선 탑 15안에 드는 것이 목표다.”

 

22번째 한국인 UFC 파이터가 된 고석현(30)이 쟁쟁한 선수들이 많은 일명 ‘지옥의 웰터급’에서 경쟁력 있는 선수로 자리매김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고석현은 14일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솔직히 챔피언은 누구나 꿈으로 말하는 이야기”라면서 “작은 목표부터 말하면, 처음 계약한 경기수를 모두 승리로 장식하는 것이다. 그리고 두 번째는 ‘15위 안에 들어가자’라는 목표를 설정했다”고 밝혔다.

 

고석현은 지난 4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UFC 에이펙스에서 열린 ‘데이나화이트의 컨텐더 시리즈 : 고석현 vs 카발칸티’ 웰터급 경기에서 이고르 카발칸티(26·브라질)에 만장일치 판정승(30-27 29—28 29-28)을 거뒀다.  이 경기를 지켜본 데이나 화이트 UFC 대표는 “격투 스타일에 감명을 받았다”며 UFC 계약서를 제시했다. 이로써 고석현은 데이나 화이트의 컨텐더 시리즈를 통해 UFC에 입성한 첫 한국인 파이터로 이름을 남겼다.

 

이 경기에 앞서 고석현은 ‘언더독’으로 평가받았다. 도박사들이 예측한 그의 승리 가능성은 20%. 하지만 고석현은 ‘코리안 타이슨’이라는 별명답게 저돌적인 움직임으로 상대를 압도했다. 복싱 싸움에서도 밀리지 않으면서, 3라운드 초반부터는 상대를 그라운드로 끌고 간 뒤 기세를 가져왔고, 결과는 만장일치 판정승이었다.

 

고석현은 “언더독으로 평가받았으나, 기분이 좋았다”면서 “경기 영상을 봤을 때 개인적으론 상대가 투박하고 잘하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 그래서 이겼을 때 사람들이 나를 더 높게 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돌아봤다. 이어 “이긴 것도 좋았으나, 이제 UFC 선수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너무 기뻤다. UFC는 언제나 염원했던 무대”라고 강조했다.

 

유도 선수 출신인 고석현은 이후 러시아 전통 무예인 삼보로 종목을 바꿔 태극마크를 달기도 했다. 2017년엔 국제삼보연맹(FIAS)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컴뱃삼보에서 한국 선수 최초로 금메달을 딴 바 있다. 고석현은 이후 격투기로 옮겨 UFC 진출을 노렸다. ‘선배’ 김동현과 훈련하며 7년 뒤 그 목표를 달성하게 됐다. 고석현은 “승리한 날 동현이형과 영상 통화를 했다. 본인이 UFC에서 뛴 것보다 더 기쁘다고 말했는데, 너무 감사했다”면서 “운동뿐만 아니라 외적인 것도 많이 배운다.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또 UFC를 먼저 경험한 선배님답게 멘털 적인 부분이나, 기술적인 것도 너무 많은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이젠 방송계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김동현은 고석현과 같은 웰터급에서 활약하면서 한국 UFC 파이터 중 최다승 기록을 가지고 있는 레전드다.

 

고석현은 또 “코리안 타이슨이란 별명도 좋지만, 성을 따서 ‘KO’와 연관된 별명을 쓰고 싶다”며 “상대를 ‘KO(녹아웃)’시킨다는 의미도 있으면서, 내 이름을 연호하는 이중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고석현은 “지금까지 팬들이 많은 사랑과 응원을 보내셨다. 이제 본격적인 시작”이라면서 “지금 이 기쁜 마음 그대로 훈련에 임하겠다. 대한민국을 알릴 수 있는 파이터가 되겠다, 그 방법은 오직 훈련뿐이다. 정진해서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장한서 기자 jh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