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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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탓에… 알프스 국경 다시 그린다

국경능선 빙하 녹아 형태 달라져
스위스, 伊와 재획정 조약 비준

기후변화로 스위스와 이탈리아가 알프스산맥 주변의 국경선을 다시 그린다.

스위스 알프스 산악지역 발레주의 론 빙하에는 햇빛을 반사해 얼음의 소실을 막기 위한 흰색 천막이 덮어져 있다. 연합뉴스

29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스위스 정부는 27일 이탈리아 정부와 국경 재획정 조약을 비준했다. 조약은 스키 리조트로 유명한 스위스 체르마트 지역과 이탈리아 북서부 아오스타 사이 국경을 새로운 기준에 따라 조정한다는 내용이다. 기존 국경은 알프스산맥의 마터호른 산 주변 능선을 따라 획정됐다. 하지만 지구온난화로 능선에 쌓인 빙하가 녹아 수축하며 형태가 달라져 국경선까지 이동하자 재획정 조약을 비준하게 됐다.

빙하가 녹아내리며 야기한 국경선 변화는 양국이 국경 주변에 건설한 스키 리조트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이탈리아와 스위스 공동위원회는 지난해 5월 알프스 능선이 아닌 각 봉우리와 계곡 등 빙하의 영향이 적은 지형물을 기준으로 국경을 재획정하기로 합의했다. 국경 재획정 조약은 이탈리아 정부의 조약 비준 이후 발효된다.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빙하는 빠른 속도로 녹고 있다. 지난해 녹아 사라진 스위스의 빙하 규모는 전체의 4%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6%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지난해 7월에는 약 40년 전 마터호른 산 근처 빙하를 건너다 실종된 독일 산악인의 유해가 녹은 얼음 속에서 발견되기도 했다.


이민경 기자 m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