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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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로 따돌림 호소한 뉴진스 하니 “높은 분, 인사도 안 받아줘”

국회 환노위 국정감사 참고인으로 출석
‘직장(하이브) 내 괴롭힘’ 문제 관련 증언

그룹 뉴진스 멤버 하니(20·하니 팜)가 15일 오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직장(하이브) 내 괴롭힘 문제를 증언했다. 현직 아이돌 그룹 멤버가 국감에 나온 건 하니가 처음이다. 베트남계 호주인인 하니는 이날 통역사 없이 국감장에 나왔다.

뉴진스 하니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눈물을 닦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하니는 15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의 고용노동부 및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종합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여기에 나오지 않으면 조용히 넘어가고 또 묻힐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하니는 하이브 산하 다른 그룹 매니저가 자신을 겨냥해 “무시해”라는 발언을 했다는 주장에 대해 “부산대 축제를 가는 날(5월 28일) 하이브 사옥 내 헤어·메이크업 공간에서 메이크업을 마치고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다른 팀 멤버 3명과 여성 매니저님을 마주치고 인사했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5분, 10분 후에 그분들이 다시 나왔는데, 그 매니저님이 제 눈을 마주치고 따라오는 멤버들한테 ‘못 본 척 무시해’ 라고 하셨다”면서 “왜 이런 일을 당해야 하는지, 그 분이 그런 말을 왜 하셨는지 이해가 안 됐다”고 말했다. 해당 상황이 촬영된 폐쇄회로(CC)TV 영상이 없는 것에 대해서도 회사 측 설명이 계속 바뀐다며 “영상을 삭제한 것 같다. 오해라면 풀고 싶다”고 덧붙였다.

 

하니는 “이런 문제가 한 두 번이 아니다”라면서 “데뷔하고 나서 높은 분과 몇 번이나 마주쳤는데 저희 인사를 한 번도 안 받으셨다”고 주장했다. 이는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뉴진스 멤버들의 인사를 받아주지 않았다는 뉴진스 멤버들 부모의 주장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하니는 “인사를 안 받는 건 인간으로 예의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니는 발언 말미에는 “서로 인간으로 존중하면 적어도 직장 내 괴롭힘과 따돌림은 없지 않겠느냐”라며 “죄송한(죄송해야 할) 분들은 숨길 게 없으시면 당당하게 나오셔야 하는데 자꾸 이런 자리를 피하시니 너무 답답하다”고 말하며 눈물도 보였다.

 

하니는 무시당한 일이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 방시혁 하이브 의장 간 갈등과 관계가 있느냐는 우재준 국민의힘 의원의 물음에 “없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이에 대해 김주영 어도어 신임 대표 겸 하이브 최고인사책임자는 “하니의 말을 믿지만 아쉽게도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저도 답답한 심정에서 어떻게든 입증할 증거를 찾고 있다”면서 “폐쇄회로(CC)TV는 삭제한 것이 아니라 보관 기간이 만료된 것이고, 복원이 가능한지 문의하는 등 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룹 뉴진스 멤버 하니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의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중앙노동위원회, 최저임금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참고인 자격으로 출석해 김주영 어도어 대표이사 겸 하이브 최고인사책임자를 응시하고 있다. 뉴시스

그는 “하니 씨를 비롯해 아티스트분들의 목소리에 더 귀를 기울이고 아티스트분들의 인권까지 보호해서 아티스트분들이 가진 꿈과 희망을 잘 펼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어도어 신임 대표가 된 지 한 달 반이 됐다. 믿고 조금만 더 시간을 주시면 더 좋은 기업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김 대표는 또한 지난 2022년 9월 하이브 사무실에서 한 직원이 쓰러져 병원으로 후송된 뒤 사망한 사건과 관련한 정혜경 진보당 의원의 질의에 “안타깝게도 쓰러지셔서 발견해 병원으로 옮겼는데, 며칠 뒤 개인 질환으로 돌아가신 아주 안타까운 사건”이라며 “은폐는 있을 수 없다”고 답했다.

 

앞서 뉴진스 멤버 5인은(민지·하니·다니엘·해린·혜인)은 지난달 11일 예정에 없던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하이브의 (어도어) 경영진 교체와 부당한 대우로 팀 컬러와 작업물이 침해되고 있어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며 “(9월) 25일까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의 복귀와 함께 회사를 원래대로 돌려달라”고 요구했다.

걸그룹 뉴진스의 하니가 15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국정감사장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니는 해당 라이브 방송을 통해 하이브의 또 다른 자회사(빌리프랩) 소속 연예인과 매니저로부터 무시당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환노위는 고용부 소속기관을 대상으로 한 국정감사에 하니와 뉴진스 소속사 어도어의 김주영 대표를 각각 참고인과 증인으로 불렀다.

 

국정감사 증인은 불출석할 경우 고발당할 수 있지만 참고인은 출석 의무가 없다. 외국인인 하니가 국정감사에 출석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했다. 예상은 빗나갔다. 하니는 지난 9일 뉴진스 팬 소통 플랫폼 포닝을 통해 국정감사 출석을 선언했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