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이 곧 전투에 투입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를 겨냥한 공습을 이어갔다. 이번 공습으로 다수의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했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당국자들은 이날 저녁 수도 키이우 시내 솔로미얀스키 지역의 주거용 고층 건물에 러시아군의 자폭 드론(무인기)가 돌진해 1명이 숨지고 5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키이우시 군정당국 수장인 세르히 폽코는 텔레그램을 통해 "아파트 17층부터 21층까지가 손상됐고, 20층에선 화재가 발생했다"면서 이로 인해 100명이 넘는 주민이 대피해야 했다고 전했다.
비탈리 클리치코 키이우 시장은 사망자가 10대 소녀라고 밝히면서 나머지 부상자들은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고 아파트 주변에 구호 텐트가 세워졌다고 말했다.
이날 공습은 한 시간 동안 진행됐다. 폽코는 도시 중심부에도 드론 파편 일부가 떨어졌지만 이로 인한 사상자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비슷한 시각 우크라이나 중부의 대도시 드니프로에선 러시아군의 미사일 공격으로 3명이 숨지고 최소 9명이 다쳤다.
현지 언론매체들은 일대의 여러 지점이 동시다발적으로 폭격을 당했다고 전했다.
세르히 리삭 드니프로주 주지사는 텔레그램을 통해 의료기관 한 곳과 아파트 4채가 손상됐고, 2층 건물이 무너져 생존자를 수색 중이라면서 "부상자 중에는 8살 소녀와 10대 소년도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자국 동부 수미주와 국경을 맞댄 러시아 쿠르스크주에서 지난 23일 북한군이 목격됐다고 주장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북한군이 오는 27∼28일 전투지역에 투입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미일 3국의 국가안보실장들은 미국의 수도 워싱턴DC에서 회동하고 북한의 러시아 파병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백악관과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날 워싱턴DC에서 한국의 신원식 국가안보실장, 미국의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 일본의 아키바 다케오 국가안전보장국장이 한미일 안보실장 회의를 개최했다.
3국 안보실장은 “북한이 러시아에 병력을 배치하고 그 병력을 전장에서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사용할 가능성에 대해 중대한 우려를 표명했다”고 회의 후 공동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3국 안보실장은 “이 병력 배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의 직접적인 위반에 해당하는 무기와 탄도미사일 이전을 포함한 북러 간 군사협력 심화를 보여주는 우려스러운 일련의 징후 중 최신 사례”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