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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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월요일에 자살 위험 가장 높아”…이유는?

부산대, 요일·공휴일 자살 위험패턴 규명
월요일·새해 첫날 자살 위험 최고조
기대했던 새로운 날 더 큰 절망감
“효과적인 자살 예방 전략 필요”
우울 및 자살 관련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전 세계적으로 월요일과 새해 첫날에 자살 위험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부산대학교는 정보의생명공학대학 의생명융합공학부 이환희 교수 연구팀이 전 세계 대규모 표본을 통해 요일과 주요 공휴일이 자살 위험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 모든 국가에서 월요일에 자살 위험이 가장 높고 새해 첫날 또한 자살 위험이 증가한다는 분석 결과를 얻었다고 27일 밝혔다.

 

분석 대상 26개국은 캐나다, 미국, 코스타리카, 과테말라, 멕시코, 브라질, 칠레, 에콰도르, 파라과이, 오스트레일리아, 남아프리카, 중국, 일본, 한국, 필리핀, 대만, 베트남, 체코, 에스토니아, 핀란드, 독일, 이탈리아, 루마니아, 스페인, 스위스, 영국 등이다.

 

연구팀은 이들 국가 내 740개 지역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활용해 자살 위험 패턴을 조사했다. 연구는 다국가 다도시 협력 연구 네트워크(Multi-City multi-Country, MCC)의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1971년부터 2019년까지 49년간 발생한 일별 자살 건수와 일평균 기온 데이터를 포함한 170만 건 이상의 자살 사례 분석으로 진행됐다.

 

연구 결과 모든 국가에서 월요일에 자살 위험이 가장 높았다. 이러한 결과는 ‘깨진 약속 효과(Broken Promise Effect)’ 가설로 설명할 수 있다.

 

깨진 약속 효과(Broken Promise Effect)란 사람들이 주말이나 연말처럼 한 주기가 끝날 때 새로운 시작을 기대하며 자살을 미루다가 월요일이나 새해 첫날처럼 새로운 주기가 시작되면 더 큰 절망감을 느끼며 자살 위험이 증가하는 현상을 말한다. 반면, 주말의 영향은 국가마다 다르게 나타났다.

 

부산대 이환희 교수 연구팀의 연구 이미지. 부산대 제공

 

새해 첫날에도 모든 국가에서 자살 위험이 크게 증가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크리스마스의 경우 국가마다 자살 위험의 패턴에 차이가 있었으며, 많은 국가에서 공휴일 이후 자살 위험이 상승하는 경향을 보였다.

 

또한 남성의 경우 여성보다 월요일과 새해 첫날 같은 특정 시점에 자살 위험이 더 커졌다.

 

이번 연구는 부산대 연구팀을 포함해 서울대 보건대학원 강신우 박사과정생, 일본 도쿄대 글로벌환경보건학과 김윤희 교수가 다국가 다도시 협력 연구 네트워크(MCC)로 구성된 국제 연구팀과 함께 공동으로 진행했다. 해당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The BMJ(British Medical Journal)’에 지난 23일 게재됐다.

 

연구진은 자살 위험이 시간적·문화적 요인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면서 자살 예방 전략 수립 시 특정 요일과 시기에 맞는 전략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연구를 주도한 이환희 부산대 교수는 “이번 연구는 다양한 국가에 통합된 접근 방식을 적용함으로써 요일 및 휴일에 따른 자살 위험이 공간적·문화적 요인에 따라 어떻게 변하는지를 심층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를 제공한다”면서 “이를 바탕으로 근거 기반의 자살 예방 이론이 더욱 강화되고 효과적인 자살 예방 전략이 마련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국윤진 기자 sou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