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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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24주차 330g 태어난 하늘이, 패혈증 딛고 3.64㎏ 퇴원

병원 퇴원하는 하늘이. 충남대병원 제공.

 

임신 24주 차에 330g의 초미숙아로 태어난 하늘이(가명)가 최근 패혈증 등의 어려움을 이겨내고 3.64㎏로 건강하게 퇴원했다.

 

28일 대전 충남대학교병원은 하늘이가 신생아 집중 치료를 마친 후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고 밝혔다.

 

하늘이는 5개월이 된 현재, 퇴원 당시 몸무게가 3.64kg에 이르렀으며, 이는 태어날 때와 비교해 10배가 넘는 수치이다.

 

하늘이는 지난 5월 13일 출생부터 여러 가지 어려움에 직면했다.

 

산모는 헬프(HELLP) 증후군으로 건강 상태가 악화했고, 예정일보다 일찍 하늘이를 출산해야 했다. 

 

헬프 증후군은 임신 중 발생할 수 있는 심각한 합병증으로, 용혈(혈액이 파괴되는 과정), 간 효소 수치 증가, 혈소판 감소 등의 증상을 동반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하늘이는 세상에 나왔고, 그의 출생 직후에는 기관 내 삽관과 같은 소생술을 받으며 인공호흡기로 생명을 유지해야 했다.

 

출생 후 하늘이는 여러 차례 위기를 겪었다. 5월 말에는 패혈증이라는 큰 고비가 찾아왔지만, 다행히도 하늘이는 잘 이겨냈다. 

 

그러나 출생 직후 대동맥과 폐동맥을 연결하는 동맥관이 닫히지 않는 ‘동맥관 개존증’ 증상이 나타났고 6월에 폐쇄 수술을 성공적으로 받았다. 

 

태아일 때는 태아 순환을 유지하기 위해 대동맥과 폐동맥 사이를 연결해주는 동맥관이라는 혈관이 있는데, 이는 출생 직후에 닫혀야 한다. 동맥관 개존증은 출생 후에도 동맥관이 정상적으로 닫히지 않고 지속적으로 열려 있는 경우를 말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닫히기도 하는데 그렇지 않으면 수술을 해줘야한다. 이른둥이로 태어난 아이들에게 왕왕 발생하는 증상이다.

 

이러한 모든 과정은 신생아 중환자실의 의료진이 헌신적으로 돌보았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하늘이는 9월부터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가족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가지며 점차 건강을 회복해 나갔다. 의료진들은 하늘이가 이른둥이들에게서 발생하기 쉬운 뇌실 내 출혈이나 뇌실주위 백질연화증 없이 건강한 상태로 퇴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치료했다. 

 

병원 관계자는 이러한 성공적인 결과에 대해 의료진의 헌신을 강조하며, 하늘이가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팀워크 덕분이라고 전했다.

 

주치의인 강미현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하늘이를 치료하는 과정에서 크고 작은 위기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최선을 다한 부모님께 깊은 감사를 표했다. 그는 “작은 영웅인 하늘이를 보며 가슴이 뭉클한 적이 많았다”며, 환자와 가족에게 힘이 되는 의료진의 역할도 강조했다.

 

함께 치료했던 유선영 입원전담 전문의는 하늘이가 잘 자라준 것에 대해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하늘이가 자신의 평생 잊지 못할 선물 같다”는 소감을 밝혔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