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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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회 반대에도… 이, 팔 난민기구 금지법 가결

“하마스의 테러와 연관성” 주장
이스라엘·동예루살렘 활동 막아
헤즈볼라 새수장 나임 카셈 선출

이스라엘 의회가 28일(현지시간) 국제사회 반대에도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의 활동을 제한하는 법률안을 통과시켰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 크네세트(의회)는 이날 UNRWA가 이스라엘 및 동예루살렘 등 점령지에서 활동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을 가결했다. UNRWA를 테러 단체로 선포하고, 이 기구에 대한 이스라엘 당국의 직접 접촉을 금지하는 내용의 법안도 함께 처리했다.

“네타냐후는 이스라엘이 아니다” 28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수도 예루살렘에서 가자 전쟁 휴전과 인질 협상 등을 촉구하는 시위대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이 아니다’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어보이고 있다. 예루살렘=로이터연합뉴스

UNRWA는 1948년 1차 중동전쟁으로 고향을 잃은 팔레스타인인 70만명의 지원을 위해 설립된 유엔 산하 국제기구로, 가자지구에서의 인도주의 활동의 중추 역할을 하고 있다. 다만 이스라엘은 UNRWA가 팔레스타인 이슬람 무장정파 하마스의 테러 활동과 관련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해 왔고, 실제 유엔 내무감찰실은 UNRWA 직원 9명이 지난해 10월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급습에 연루됐을 가능성을 확인하고 이들을 해고한 바 있다.

 

이날 통과된 법안은 이스라엘이 점령하지 않은 가자지구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가 통치하는 서안지구에서의 UNRWA 활동은 금지하지 않는다. 하지만 직원들과 구호품의 이스라엘 통과를 사실상 막는 내용이어서 UNRWA의 활동을 크게 위축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은 크네세트 표결에 앞서 UNRWA에 대해 “가자지구에서 대체할 수 없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법안이 통과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국과 일본, 영국, 프랑스, 독일, 캐나다, 호주 등 7개국도 전날 공동성명에서 UNRWA의 활동이 보장돼야 한다며 법안 추진에 반대했지만 법안이 가결됐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이스라엘을 겨냥한 테러 활동에 연루된 UNRWA 직원들은 책임을 져야 한다”며 법안 가결의 당위성을 재차 강조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로이터연합뉴스

이스라엘, 하마스 간 휴전 협상이 두 달 만에 재개된 가운데 돌파구 마련 가능성도 주목된다. CNN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가 집권 리쿠드당 비공개 의총에서 “4명의 인질 석방을 위해 이틀간 정전 협상이 성사된다면, 나는 그것을 즉시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포로 교환과 관련해 어떤 제안도 받은 바 없다면서도 “만약 그런 제안이 온다면 총리는 즉각 받아들일 것”이라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가자지구 전쟁으로 중단된 사우디아라비아 등 아랍권과의 관계 정상화 노력을 재개하고 싶다는 의사도 밝혔다.

 

한편, 레바논 이슬람 무장정파 헤즈볼라는 29일 나임 카셈 사무차장을 수장인 사무총장으로 선출했다고 밝혔다. 카셈 신임 사무총장은 32년간 헤즈볼라를 이끌어온 하산 나스랄라가 지난달 27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하고, 후임자로 지명된 하심 사피에딘까지 이스라엘에 의해 목숨을 잃은 뒤 사실상 조직을 이끌어왔다.


박영준 기자 yj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