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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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억 빚 안고 홍콩행… ‘5000억원대 주식부자’ 된 백종원

더본코리아 상장 대박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5000억원대 상장 주식을 보유한 주식 자산가가 됐다.

 

6일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한 더본코리아는 5만1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공모가(3만4000원)보다 51.2%(1만7400원) 상승하면서 시가총액은 7435억원을 기록했다. 공모가의 두 배가 오르는 ‘따블’에는 실패했다. 최근 공모주들이 부진했던 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성공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더본코리아는 이날 시초가 4만6350원으로 거래를 시작한 후 투자자들이 대거 몰리면서 장중 89.7% 치솟은 6만4500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백종원 더본 코리아 대표이사가 6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홍보관에서 더본 코리아 상장식에서 기념북을 치고 있다. 뉴시스

백 대표는 더본코리아 주식 879만2850주(60.78%)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이날 종가 기준 백 대표의 보유 주식 가치는 4519억5249만원에 이른다.

 

백 대표와 함께 40여년 전 인연을 맺어 더본코리아의 전신인 다인인더스트리얼을 설립한 강석원 대표는 주식 207만6660주(공모 이후 지분율 14.36%)를 보유해 1주당 6만원 기준으로 1245억9960만원의 주식 부자가 됐다.

 

1993년 서울 논현동에 '원조쌈밥집'을 열고, 1994년 더본코리아를 설립하며 외식업계에 발을 들여놓은 백 대표가 상장까지 걸어오는 길은 쉽지 않았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 홍보관에서 열린 더본코리아 코스피 상장 기념식에 참석해 소감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그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 17억원에 달하는 빚이 생겨 극단적 선택을 결심하고 홍콩으로 떠났다. 그곳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어본 뒤 사업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한국에 돌아와 채권자에게 무릎을 꿇고 "기회를 준다면 빚을 꼭 갚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자신의 책 '백종원의 장사 이야기'를 통해 "17억원은 지금 돈의 가치로 환산하면 어마어마한 액수이고, 그 돈을 청년기에 갚아야 한다는 것은 막막한 일"이라면서도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 외에 상황을 바꿀 방법이 없었다. 좋아하는 일을 묵묵히 하면서 버텼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백 대표는 하루에 4시간만 자며 쌈밥집과 주점을 운영했다. 한신포차, 빽다방, 홍콩반점, 새마을식당 등 25개의 외식 브랜드를 잇달아 선보이며 재기에 성공했다. 백 대표가 내놓은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국내 점포 수는 약 2900개에 달한다. 해외에는 미국, 중국, 일본 등 14개국에서 149개의 직·가맹점포를 운영 중이다.

백종원(왼쪽 두 번째)·강석원(왼쪽 세 번째) 더본코리아 공동대표가 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 홍보관에서 열린 더본코리아 코스피 상장 기념식에 참석해 더본코리아 임직원들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는 성공 비결에 대해 "외식업은 자신과의 싸움이 우선이다. 티도 나지 않는 일을 매일 반복해야 한다. 좋아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백 대표는 더본코리아를 통해 국내 관광의 토대를 마련한 인물로 기억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외식 사업은 결국 인구가 줄어들면 망할 수밖에 없는데, 이를 살리는 방법은 관광객 유치뿐”이라며 “‘관광 강국’ 한국의 토대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2013년 배우 소유진과 결혼해 슬하에 1남2녀를 두고 있다. 최근에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 인기 예능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에 심사위원으로 출연하고 있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