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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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솜 이불에서 퀴퀴한 냄새 나”…매일 쓰는 이불·베개가 세균의 온상?

뚝 떨어진 기온에 이불장에 보관해뒀던 두꺼운 솜이불을 꺼내는 이들이 많다. 그런데 이불에서 퀴퀴한 냄새가 난다면 곧바로 세탁하거나 교체하는 것이 좋다. 침구 속에는 눈에 잘 보이지 않지만 수많은 세균과 집먼지진드기가 서식할 수 있어 관리가 필요하다. 

 

이불에는 수많은 세균과 집먼지진드기가 서식할 수 있어 평소 관리가 필요하다. 사진 =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지난달 17일(현지시각) 영국 매체 웨일스온라인은 베개 커버에 세균이 번식하면 변기보다 더 더러워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영국 체스터대 의대 가레스 나이 교수는 "베개 커버는 때로 변기보다 더 더럽다"며 "베개에 번식한 세균보다는 곰팡이가 몸에 해로운 영향을 끼친다"고 말했다.

 

가레스 나이 교수에 따르면 베개 커버를 세탁하지 않은 채 일주일이 지나면 변기 시트보다 박테리아 군집이 1만7000개 더 많아진다. 실제 일주일 동안 세탁하지 않은 베개 커버에서 제곱인치당 평균 300만CFU(Colony Forming Unit)의 세균이 검출됐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CFU는 세균을 검출할 때 배양이 되는 세균의 수를 측정하는 단위로 1CFU는 세균 한 마리를 뜻한다. 또 가레스 나이 교수는 "베개에는 평균적으로 무려 16가지 종류의 곰팡이와 수백만 개의 곰팡이 포자가 들어 있다"며 "이러한 오염물질은 천식, 비염 등의 호흡기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사람이 평균적으로 밤새 흘리는 땀의 양은 500~700mL다. 이 중 최소 200mL는 침대 시트나 잠옷에 스며든다. 땀 외에도 침 등에 의해 오염되는 침구류를 그대로 방치하면 세균이 번식하기 좋다.

 

그렇다면 침구류는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최소 일주일에 한 번 침구류를 세탁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구스 이불은 세탁망에 넣고 중성세재를 풀어 섬세 코스로 단독 세탁한다. 사진 =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겨울철 많이 사용하는 구스 이불은 물 세탁을 권장한다. 드라이클리닝은 이불 기능에 영향을 주는 유지분을 녹여 손상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먼저 봉제선에 맞춰 한쪽 끝에서 돌돌 말아 공기를 최대한 뺀다. 이후 세탁망에 넣고 중성세재를 풀어 섬세 코스로 단독 세탁한다. 다른 세탁물과 함께 세탁할 경우 충전재가 손상될 수 있다. 

 

구스 이불은 물기를 오래 머금고 있으면 충전재가 가라앉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세탁 후 곧바로 꺼내 건조한다. 

 

건조기를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다만 고온으로 말릴 경우 원단이 수축될 수 있어 저온에서 짧은 시간에 건조하는 것이 좋다. 건조기 안에 테니스공이나 드라이볼을 함께 넣어주면 구스 이불 속 충전재가 뭉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극세사 이불의 경우 미지근한 물에 액상형 중성세제를 이용해 세탁하는 것이 좋다. 극세사 이불은 사람 머리카락의 100분의 1굵기인 극세사를 가공해 만든 이불로 가루 세제를 이용할 경우 이불 사이에 세제 찌꺼기가 남아 피부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섬유유연제를 넣으면 극세사 특유의 부드러운 촉감이 떨어질 수 있어 피하는 것이 좋다. 


박윤희 기자 py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