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두고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CEDAW)와 일본 정부가 충돌했다. 위원회가 위안부 피해자 권리 보장 노력을 지속하라고 권고하자 일본 정부가 위원회가 다룰 사안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와야 다케시 일본 외무상은 8일 기자회견에서 “우리나라(일본)는 여성차별철폐협약을 체결하기 전에 발생한 문제에 대해서는 소급 적용하지 않는다”며 “위안부 문제를 본 협약의 실시 상황 보고에서 다루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위원회에) 일본의 생각과 대응을 정중하고 진지하게 설명했다”며 “그중에는 기시다 후미오 외무상 시절 (한국과) 화해에 기초한 화해 치유재단에 따른 대응 등이 포함됐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지난달 29일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피해자 배상 청구 등의 권리 보장 노력을 계속해 가도록 일본 정부에 권고했다. 위원회는 2016년 3월에도 전년에 이뤄진 한·일 정부의 위안부 합의가 “피해자들을 중심으로 하는 접근을 완전하게는 하지 않았다”며 “희생자들의 권리를 보장하고 이들의 입장에 맞는 해결을 지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위원회와 일본 정부는 일본 왕위 계승을 남성 후손으로 한정한 ‘황실전범‘을 두고도 대립하고 있다.
위원회는 “남계 남성만의 왕위 계승을 인정한 것은 여성차별철폐조약의 목적, 취지에 반한다”며 남녀평등을 보장하기 위해 법을 개정한 다른 나라의 사례를 참고하도록 권고했다. 이에 대해 일본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관방장관은 “황위에 오르는 자격은 인권에 포함되지 않고, 여성 차별에도 해당하지 않는다”며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1982년 설치된 위원회는 각국에 보낸 질문지, 비정부기구가 제공한 관련 정보 등을 토대로 남녀평등과 관련한 제안이나 권고를 한다. 일본과 관련해서는 여성의 재혼금지기간 설정, 결혼 가능 연령의 남녀 간 차이, 결혼 후 아내가 남편의 성을 따르도록 하는 부부동성제의 시정을 권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