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랜섬웨어(데이터 등을 암호화하는 악성 소프트웨어)를 이용한 사이버 범죄로 223억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갈취한 러시아인과 933억원 상당의 범죄수익을 세탁한 베트남인이 국내에서 검거돼 미국으로 송환됐다.
법무부는 지난 11월 러시아 국적의 랜섬웨어 사이버 범죄 조직의 총책 A씨와 베트남 국적의 자금세탁 범죄조직 핵심 관리자 B씨를 검거해 범죄인인도 절차를 통해 미국으로 송환했다고 18일 밝혔다.
A씨와 B씨는 미국 당국의 수사선상에 올라있다. 법무부에 따르면 A씨는 2020년부터 올해까지 조직원들과 함께 미국 다수 기업의 네트워크에 침입해 랜섬웨어 프로그램으로 데이터를 암호화 한 후 이를 해제해주는 대가로 1600만 달러(한화 약 223억원) 이상의 비트코인을 갈취한 혐의를 받는다.
B씨는 2020년부터 올해까지 미국 당국을 기망해 수령한 실업급여 등 범죄수익인 6700만 달러(한화 약 933억원) 상당을 페이퍼 컴퍼니로 추정되는 미국 소재 미디어그룹 명의 계좌에 구독료 등의 명목으로 송금하는 방식으로 범죄수익을 은닉한 혐의를 받는다.
법무부는 지난 5월 미국 법무부로부터 두 사람에 대한 긴급인도구속 청구를 접수한 후 서울고등검찰청에 두 범죄인들에 대한 긴급인도구속을 명령했다. 긴급인도구속은 긴급하게 범죄인을 체포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경우 정식 범죄인인도청구를 전제로 범죄인을 체포·구금하는 것을 말한다.
법원으로부터 긴급인도구속영장을 발부받은 서울고검과 법무부는 지난 5월15일 아랍에미리트에서 인천공항으로 입국하는 A씨와 6월5일 인천공항을 통해 베트남으로 출국하는 B씨를 각각 검거했다. 이후 서울고법은 지난 9월 이들에 대한 인도 허가 결정을 내렸고, 박성재 법무부 장관이 미국으로의 범죄인인도를 결정함에 따라 A씨는 지난 11월1일, B씨는 같은 달 15일에 각각 송환됐다.
법무부는 “이 사건은 랜섬웨어 사이버 범죄, 자금세탁 범죄 등 초국가적 범죄를 척결하기 위한 대한민국 정부의 강한 의지를 국제사회에 알린 사례”라며 “법무부는 앞으로도 국제협력 네트워크를 더욱 강화하고 유관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사법정의 실현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