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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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잡아봐라” 탈출 햄스터들, 화물칸 곳곳에 ‘쏙’…항공기 5일간 운행 못한 사연

햄스터 전선 훼손 우려에 비행기
정비센터 있는 리스본으로 회항

비행기 화물칸에 실려있던 햄스터 132마리가 우리를 탈출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비행기는 5일간 발이 묶였다.

 

18일(현지시각) 텔레그래프는 포르투갈의 티에이피(TAP) 항공이 ‘햄스터 탈출’ 사건이 발생한 비행기 운항을 5일 동안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비행기 화물칸에서 탈출한 햄스터들. 엑스 캡처

리스본에서 폰타겔가다로 가는 이 여객기 화물칸에는 햄스터 외에 흰족제비와 새 등이 타고 있었다. 이들은 애완동물 가게로 배송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목적지에 도착해 수화물을 꺼내던 공항 직원은 햄스터를 실은 우리가 비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사진=엑스(X·옛 트위터) 캡처

항공사 측은 즉각 해당 비행기의 운항을 중단했다. 햄스터들이 비행기 안의 각종 전선을 갉아먹을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햄스터는 평생 자라는 이빨이 너무 길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계속해서 단단한 재료를 갉아먹는 습성이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온 영상을 보면, 햄스터들이 해당 비행기 화물칸 안을 휘젓고 다니는 모습이 확인됐다.

 

기사와 관련 없는 참고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항공사 직원들은 햄스터 수색에 돌입했다. 수색 5일째 마지막 남은 16마리를 끝으로 회수 작업을 끝냈다. 그제서야 해당 비행기는 정비센터가 있는 리스본으로 되돌아갔다. 항공사는 햄스터의 날카로운 이빨로 기내가 심각한 손상을 입었는지 여부를 검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비행기에 실린 동물들이 탈출하는 사건은 지난 해에도 수차례 발생했다. 뉴욕에서 벨기에로 향하던 보잉 747 화물기 안에서 말이 탈출해 뉴욕으로 회항했다. 두바이에서 바그다드로 향하던 이라크 항공의 여객기 화물칸에서도 곰이 우리에서 뛰쳐 나왔다. 방콕발 타이베이행 비행기에서는 대형 쥐가 한 승객의 짐에서 탈출한 뒤 기내를 돌아다녀 승객들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