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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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공무원 단체근무복 제작 잠정 중단

대전시, 2025년도 예산에 제작비 미반영
시대 역행·혈세 낭비 비판 일기도

‘시대 역행’ 논란에 휩싸인 대전시 공무원 단체근무복 제작이 잠정 중단됐다.

20일 대전시에 따르면 내년도 시예산에는 공무원 단체근무복 제작비 5억6000만원이 반영되지 않았다. 대전시 주무부서에서 올린 관련 예산은 예산담당관실에서 전액 삭감됐다. 시는 내년 하반기 추가경정예산에 관련 사업비를 넣겠다는 구상이다.

앞서 시는 업무 효율성과 직원 복지 차원에서 내년부터 공무원 근무복을 지급할 예정이었다. 대전시는 민선 4기였던 2007년 10월 초록색 근무복을 지급했다. 당시 2억2630만원의 예산을 들여 초록색 점퍼식 근무복을 제작했다. 시 본청 직원과 직속기관, 사업소 등 2100명에 배포했으나 2010년 민선 5기 출범과 함께 자취를 감췄다. 수억원의 혈세를 들여 3년짜리 근무복을 만든 셈이다.

근무복과 관련한 혈세 낭비 비판은 여전하다. 세수 부족과 교부세 결손으로 심화하는 재정난에 근무복 제작 필요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근무복 디자인에 대해서도 혹평이 쏟아졌다. 시는 지난달 춘추복으로 지급할 단체근무복 4종 디자인을 확정했다. 내년 초 제작해 본청과 사업소 공무원 2700여명에게 한 벌씩 무료로 지급할 계획이었다.

김선광 대전시의원은 “디자인이 특정 회사·브랜드 상품과 비슷하다. 5000만원의 개발비가 들어간 게 맞냐, 참 엉성하다”고 비판하며 근무복 제작 중단을 촉구했다.


대전=강은선 기자 groov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