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레바논과 임시 휴전 하루 만에 레바논 남부의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 시설을 공습했다. 양측이 서로 ‘휴전 협정 위반’이라고 비난하며 불안감이 커지는 상황이다.
28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남부에 있는 헤즈볼라의 중거리 로켓 보관 시설을 공습했다고 보도했다. 27일 오전 4시 휴전이 시작된 이후 불과 하루 만에 이스라엘의 공습이 이루어진 것이다. 레바논 당국은 이스라엘군의 산발적 공격으로 고향으로 돌아가던 2명이 부상했다고 밝혔고, 레바논 국영 언론은 부상자가 민간인이라고 언급했다.
레바논군은 이스라엘이 여전히 다양한 무기로 공격을 가하고 전투기와 드론을 동원해 공중 감시도 지속하고 있다며 휴전협정을 여러 차례 위반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레바논군은 또 “관계 당국과 협의해 여러 위반 사항에 대한 후속 조처를 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헤즈볼라 소속 레바논 의회 의원인 하산 파드랄라도 이스라엘이 휴전협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언론에 “이스라엘이 국경 마을로 돌아가는 레바논 사람들을 공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이스라엘은 헤즈볼라가 휴전협정 조건을 위반한 몇 가지 의심스러운 활동을 확인했다며 책임을 헤즈볼라에 돌렸다. 레바논 측이 민간인이라고 한 부상자에 대해서도 ‘휴전협정을 위반한 용의자’라고 주장했다.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합의에서 벗어난 모든 행위에 대해서는 총성으로 답할 것”이라고 휴전 협정을 위반하면 공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휴전의 틀을 깨면 강력한 전투로 대응하라고 군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외신은 이번 공격이 심각한 상황으로 이어진 것은 아니지만 휴전 합의의 취약성을 잘 보여주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휴전 합의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남부에서 철수하고, 헤즈볼라는 이스라엘 국경에서 약 30㎞ 떨어진 리타니강 북쪽으로 물러나며 상호 군사행동을 하지 않아야 한다. 양측은 또 리타니강 이남 완충지대에 레바논군과 평화유지군만 주둔할 수 있도록 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1701호를 준수해야 한다.
외신은 국경지대에서 이스라엘 감시 드론의 비행 소리가 여전히 들리고 있으며 총성도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휴전 첫날에 이어 이날도 리타니강 남쪽에 대해 오후 5시부터 다음날 오전 7시까지 통행을 금지했다. 피난길에 올랐던 레바논 주민들은 고향으로 돌아가고 있지만 이스라엘은 북부 국경지대 주민들에게 아직 귀환 지시를 내리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