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이라는 직업 특성상 10년간 주말 부부로 살았다가 아내가 대뜸 이혼을 통보해 충격을 받았다는 남편의 사연이 전해졌다.
29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 따르면, A씨 부부는 직업 군인으로 한 장교 모임에서 만났다. 당시 A씨는 소령 진급을 앞둔 고참 대위였고, A씨의 아내는 갓 진급한 신참 중위였다.
A씨는 "먼저 대시한 건 아내였다. 그러나 아내를 여자로 보기엔 너무 까마득한 후배였다"며 "어느 날 아내에게 커피 대신 핫초코를 사준 적이 있다. 그때 우유 거품이 아내의 입술에 묻은 걸 본 순간 후배라는 사실을 까맣게 잊어버렸고, 우리는 1년 만에 결혼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결혼 생활을 하면서 저는 소령이 됐고 아내는 대위가 됐다. 지역을 옮겨 다녀야 하는 군인의 특성상 아내와 저는 한 지역에 같이 산 기간이 거의 없긴 하다. 아이들이 어릴 땐 아내가 관사에서 아이들을 데리고 지냈고, 저는 평일에 다른 지역 관사에서 근무하다가 주말에 아내와 아이들을 만나러 갔다"고 설명했다.
A씨는 "그러던 어느 날 아내가 부대로 찾아와 아이들을 보기가 너무 힘들다고 하더라. 아내의 모습이 너무나도 간절해 보였기 때문에 제가 사는 지역으로 아이들이 왔고, 평일에는 제가 양육을 했다. 주말엔 아내가 와서 아이들을 봤다. 그렇게 2년 정도의 시간이 지났다"고 말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A씨의 아내는 친목회, 가족 모임 등의 이유로 집에 오지 않더니 돌연 협의이혼 신청서를 가져왔다.
A씨는 "며칠간 아내를 설득도 해보고 화도 내보았지만, 아내는 이혼 의사를 굳힌 듯하다. 제가 이혼에 동의하지 않으면 소송하겠다고 한다"며 "제가 딱히 잘못한 것도 없다. 그런데도 아내가 이혼을 청구할 수 있는 거냐"고 물었다.
이에 조인섭 변호사는 "소송 또는 형사고소를 제기하는 행위는 특별한 조건이 필요한 게 아니고 원하는 사람은 언제든지 할 수 있으나, 그에 따른 판결 또는 처분을 받으려면 법에 정한 사유가 있어야 하고 이를 입증할 증거도 제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A씨는 "직업 특성상 저희가 따로 산 건 10년 정도 됐는데, 아내는 그것 때문에 우리 부부 사이가 이미 끝난 거라고 하더라"며 "아내가 주말에 아이들을 보러 온 것은 '면접 교섭'을 했던 것뿐이라고 하면서 이혼을 얘기하던데, 이혼 기각을 얻어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조언을 구했다.
조 변호사는 "직업 특성상 오래 주말부부로 지내온 것 같은데 아내는 이런 사실관계를 '별거'로 주장하며 이혼을 청구하는 것 같다. 그러나 평일에 떨어져 지낸 점만으로 혼인 관계가 파탄된 '별거'라고 판단되지는 않을 것 같다"며 "주말부부로서, 경제공동체, 생활공동체로서 생활해왔다는 점을 입증할만한 증거를 잘 모아둬야 한다. 또 아내를 설득하고 관계 회복 노력을 지속해서 해야 한다. 부부관계가 회복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보여야 판사도 이혼 기각 판결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시스>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