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에 불참한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역풍을 우려하는 같은 당 김재섭 의원에게 “1년 후에 국민은 또 달라진다”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다. 윤 의원은 “전체적인 맥락을 봐야 한다”고 반발했다.
윤 의원은 8일 배승희 변호사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윤 대통령 탄핵안 표결 불참에 따른 정치적 영향에 대한 얘기를 나누던 중 김 의원과의 대화 내용을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윤 의원에 따르면 김 의원은 전날 윤 대통령 탄핵안 표결 불참 이후 “형, 나 지역에서 엄청나게 욕먹는다. 어떻게 해야 되냐”는 취지로 물었다.
이에 윤 의원은 “나도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앞장서서 반대했다. 끝까지 갔다. 그때 나 욕 많이 먹었다”며 “그런데 1년 후에는 다 ‘윤상현 의리 있어 좋아’ (그런 소리를 하며) 그다음에 무소속 가도 다 찍어줬다”고 답했다고 한다.
이어 “지금 당장 그럴 수 있다. (하지만) 내일, 모레, 1년 후에 국민은 또 달라진다”고도 했다.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 나름”이라는 조건을 붙였지만, 일각에서는 국민적 분노를 과소평가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윤 의원은 이어 김 의원에게 “(우리가 윤) 대통령을 모셔왔다. 그래서 지금 손절하고 용도 폐기하고 버리는 정치는 비겁한 정치”라 했다며 “이분이 명예롭게 이 상황을 탈출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우리 의원들의 몫이다. 그게 최소한의 예의”라고 말했다고도 덧붙였다.
그는 전날 열린 비공개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도 “본인(윤 대통령)의 뜻을 제대로 해명하고 법적 심판대에서 확실히 (판단을) 받으면서 정말 명예롭게 이 상황을 정리하게 도와드리는 게 최소한의 예의라고 얘기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또 “(나는) 박 대통령을 끝까지 지키려 했고, 윤석열 대통령을 끝까지 지키려 한다”고도 했다.
논란이 커지자 김 의원 측은 9일 “의총장에서 윤 의원에게 악화된 민심을 전달하고 당의 대응을 촉구한 것이 전부”라며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 과장돼 일방적으로 나간 것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윤 의원도 같은 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 참석 전 취재진에 “전체적인 맥락을 봐야 한다. 탄핵과 관련해서 저의 경험을 말씀드린 것”이라며 “현재 저는 대통령 탄핵에 반대한다고 명확하게 말씀드렸다. 대통령을 지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 후손들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윤 의원과 김 의원은 지난 7일 국회에서 진행된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에 불참한 국민의힘 의원 105명 중 하나다. 본회의에 상정된 윤 대통령 탄핵안은 재적 의원 300명 중 195명만 표결에 참여하면서 의결 정족수 부족으로 투표가 성립되지 않았다. 표결에는 민주당 등 범야권 의원 192명, 국민의힘 안철수·김상욱·김예지 의원 등 195명만 참석했다.
이와 관련해 강유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내란수괴 윤석열 편에 선 부역자 105명 이름을 기억할 것”이라며 “밖에서는 ‘윤석열을 탄핵하라’는 시민들의 함성이 쩌렁쩌렁 울리는데 자기들끼리 모여 앉아 눈감고 귀 막고 머리까지 모래에 처박은 꼴”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