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고물가와 소비 침체 분위기 속 백화점 업계 성장이 1% 미만으로 정체한 가운데 점포 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더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백화점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롯데·신세계·현대·갤러리아·AK 등 5대 백화점 68개 점포의 전체 거래액은 39조8002억원으로 전년(39조4281억원)보다 0.9% 증가하는 데 그쳤다.
특히 지난해 백화점 업계에선 점포별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졌다. 수도권과 광역시급 대형 점포만 성장했고, 지방 점포는 대부분 급격한 감소세를 면치 못했다.
실제 거래액 1조원을 달성한 점포 수를 보면 신세계와 현대가 각 4개 점, 롯데 3개 점, 갤러리아 1개 점 등 12개였다. 신세계 부산 센텀시티와 대구점, 롯데 부산 본점 등 3개를 제외하면 모두 수도권에 있는 점포들이다.
해당 12개 점포의 지난해 거래액은 21조936억원으로 전년(20조929억원) 대비 5% 증가해 전체 거래액 증가율을 크게 상회했다. 전체 거래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51%에서 53%로 2%포인트 높아졌다.
사별 1조원 클럽 점포의 매출 비중을 보면 롯데가 2023년 43.7→45.5%, 신세계가 63.6→65.1%로 각각 올라갔고 현대(55.2→57.1%)와 갤러리아(39.2→41.9%)도 비슷한 추이를 보였다.
상위 12개 점포를 제외한 나머지 56개 점포의 거래액은 2023년 19조3352억원에서 지난해 18조766억원으로 3.3% 감소했다. 56개 점포의 80%가 넘는 45개가 역성장했다. 대부분 지방의 중소도시에 있는 점포들이다.
앞으로도 수도권과 지방 점포 간 양극화 현상은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수도권보다 소비력이 떨어지는 광역시와 중소도시의 경우 사라지는 백화점이 생겨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한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에 따른 역기저 현상과 보복 소비심리에 힘입어 2021∼2022년 2년 연속 전년 대비 10% 이상 고성장한 백화점 업계는 2023년 성장률이 1.7%로 고꾸라진 데 이어 지난해에는 1% 아래로 떨어졌다. 고금리·고물가 여파로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롯데가 지난해 거래액 13조8325억원(34.8%)으로 업계에서 가장 많았다. 신세계(12조6252억원·31.7%), 현대(9조4493억원·23.7%) 순으로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