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이영애가 ‘헤다 가블러’로 32년 만에 연극 무대에 복귀한다.
12일 LG아트센터에 따르면 이영애는 최근 진행된 ‘헤다 가블러’ 첫 대본 리딩 현장에서 무대에 서게 된 소감을 밝혔다.
이영애는 “헤다 가블러는 운명처럼 다가온 작품”이라며 “32년 만에 서는 연극 무대라 고민을 많이 했지만 지금이 아니라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드라마, 영화 등 좋은 작품을 많이 했지만 배우로서 항상 목마름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이영애는 “50대가 된 지금, 여자로서 배우로서 다양한 감정을 쏟아낼 수 있는 캐릭터가 바로 ‘헤다’가 아닌가 싶다”며 “두려운 마음이 들지만 오직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뿐”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헤다 가블러’는 노르웨이 출신 극작가 헨리크 입센이 1890년 발표한 고전 희곡을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사회적 제약과 억압 속에서 자유를 갈망하는 여성의 심리를 주 내용으로 다룬다.
이영애는 주인공 ‘헤다’ 역으로 작품에 출연한다. 헤다는 우아한 외면과는 달리 내면에는 파괴적인 본성과 욕망을 숨기고 사는 입체적인 인물이다.
이영애를 비롯해 학문적 성취 외에는 관심이 없는 헤다의 남편 ‘테스만’ 역에 김정호, 가까운 곳에서 끊임없이 헤다에게 심리적 압박을 가해오는 판사 ‘브라크’ 역에 지현준이 출연한다.
또, 헤다의 잠들어 있던 욕망을 깨우는 옛 연인 ‘뢰브보그’ 역에 이승주, 헤다의 질투심을 자극하는 친구 ‘테아’ 역에 백지원이 배정됐다. 전통적인 가치관을 가진 고모 ‘테스만’ 역에 이정미, 헤다의 하녀 ‘베르트’ 역에 조어진이 출연한다.
이영애는 ‘대장금’, ‘친절한 금자씨’, ‘봄날은 간다’ 등 여러 드라마와 영화에서 활약한 바 있다. 그의 연극 출연은 1993년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한 ‘짜장면’ 무대에 오른 이후 32년 만이다.
전인천 연출은 “헤다 가블러는 1890년에 쓰인 작품이지만 읽을수록 대단히 현대적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현시대의 관객들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공연에서는 헤다의 다층적인 내면에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복잡한 심리와 불안을 담아내고, 주변 인물들을 통해 사회 구조 속에서 반복되는 갈등을 날카롭게 그려낼 예정이다.
이영애의 새로운 도전이자 도약의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이는 ‘헤다 가블러’는 LG아트센터 개관 25주년을 맞아, 5월 7일부터 6월 8일까지 LG아트센터 서울, LG SIGNATURE(시그니처) 홀에서 관객들과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