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조기 대선의 후보를 뽑기 위한 양당의 경선이 본격적으로 시작하자 ‘어대명’(어차피 대통령 후보는 이재명) 기조가 더욱 공고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경선 후보는 충청권과 영남권 순회 경선에서 90%의 득표율로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들은 22일 예정된 1차 예비경선(컷오프) 발표를 앞두고 ‘4강’ 진입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1차 여론조사의 최대 분수령이 될 조별 토론회에선 서로를 향한 맹공이 쏟아졌다.
민주당이 20일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발표한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충청권·영남권 경선 누적 투표 결과에 따르면 이재명 후보는 89.56%의 득표율로 1위를 거머쥐었다. 김동연 후보가 5.27%의 득표율로 2위를, 김경수 후보는 5.17%로 3위를 차지했다. 투표는 민주당 권리당원·전국대의원을 대상으로 충청권은 지난 16∼19일, 영남권은 17∼20일 ARS 및 온라인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 후보는 2022년 전당대회에서 기록한 77.77% 득표율보다 10%포인트 이상 높은 수치를 기록하며, 당내 영향력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특히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당내 위기를 수습하며 리더십을 강화했다는 평가다.
이 후보가 크게 앞서 나가면서, 김경수 후보와 김동연 후보는 사실상 ‘2위 싸움’에 돌입한 형국이다. 이 후보는 전날 공개된 충청권 경선 투표에서 88.15%, 이날 공개된 영남권 경선 투표에서는 90.81%로 이틀 연속 압도적인 지지를 얻었다. 반면 2위는 바뀌었다. 충청권에서는 김동연 후보(7.54%)가 김경수 후보(4.31%)를 앞질렀고, 영남권에서는 김경수 후보(5.93%)가 김동연 후보(3.26%)보다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2김(金)’으로 불리는 두 후보는 단일화 가능성을 일축하고 완주 의지를 다졌다.
김동연 후보는 “‘착한 2등’ 하러 나오지 않았다. 끝까지 노력하겠다”며 “중요한 건 국민 여론 아니겠나. 당심은 당심대로 얻도록 최선을 다하고, 국민 마음을 얻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경수 후보도 전날 충청권 투표 결과 발표 후 “단일화는 이번 경선에서 큰 의미가 없다. 압도적인 정권교체를 위해서 두 후보와 함께 최선을 다해 경선을 치르겠다”며 완주 의지를 드러냈다.
한편 국민의힘 경선에서는 ‘죽음의 조’라 불린 B조 토론회에 출전한 나경원·이철우·한동훈·홍준표 후보 간 치열한 공방이 펼쳐졌다. 특히 지난해 전당대회에서 격돌한 한 후보와 나 후보 간의 충돌이 두드러졌다. 나 후보는 한 후보를 향해 “경쟁력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대결할 경우 내가 한 후보보다 7%포인트 우위에 있었다”며 “우리 당의 정통 지지층인 TK(대구·경북)와 PK(부산·울산·경남)에서 한 후보가 이 후보를 이기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나는데 보수 통합을 위해 대선 후보를 그만두는 게 어떠냐”고 직격했다. 이에 한 후보는 “저는 현재 제가 꼭 필요한 위치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일축했다.
평소 한 후보를 ‘저격’해 왔던 홍 후보 역시 “법무부장관 시절 이 후보를 잡아넣지 못해서 사법적으로 패배하고, 비상대책위원장으로서 총선에도 참패했는데 이 후보를 어떻게 잡겠다는 것이냐”고 공격했고, 한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계엄에 대해 떳떳하게 이야기하며 윤석열 전 대통령과 이 후보를 같이 극복할 수 있는 사람은 나라고 생각한다”고 맞섰다. 다만 홍 후보는 토론 과정에서 한 후보에 대해 “옛날에는 그랬지만 지금은 좋아한다”며 ‘찬탄(탄핵 찬성)파 끌어안기’도 시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