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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차 만들기 위한 도전” 토요타가 모터스포츠를 포기 못 하는 이유

입력 : 2025-09-20 14:08:34
수정 : 2025-09-20 14: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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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킷 주행 전 출발을 기다리고 있다.

 

“자동차의 내구성과 성능을 테스트하기 위해 기업은 자동차 레이스에 참가하여 차량의 성능을 시연하고 우위를 놓고 경쟁해야 합니다. 이는 차량의 발전으로 이어지고 자동차 팬들의 열정을 불러일으킬 것입니다. 이러한 케이스는 자동차 제조 산업 발전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요소이기 때문에 단순한 호기심의 문제로 여겨서는 안 됩니다”

 

토요타자동차 창업자 토요다 키이치로 회장이 한 말이다.

 

모터스포츠는 완성차 업계에서 계륵 같은 존재다. 레이스에 참여 하기 위해 수많은 시간과 노력에 더해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지만 그렇다고 해서 자동차 판매가 크게 증가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토요타그룹은 18년 전쯤부터 레이싱 팀을 꾸려 지금도 운영 중이다. 가장 큰 이유는 토요타 회장의 말처럼 성능과 내구성을 테스트하기에 모터스포츠만 한 게 없기 때문이다.

 

앞선 16일 세계일보는 이런 토요타의 철학을 느낄 수 있는 토요타의 모터스포츠 브랜드 ‘토요타 가주 레이싱(TOYOTA GAZOO Racing) 모터스포츠 클래스’에 참가했다.

 

모터스포츠 클래스는 레이싱은 물론 일상에서도 필요한 운전 기술을 습득해 즐겁고 안전한 자동차 문화 선도한다는 토요타그룹의 철학에서 비롯됐다.

 

강원도 인제 스피디움에서 진행된 이날 교육은 단순 차를 운전하는 게 아닌 서킷 주행을 위한 내용과 돌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기술을 전문 인스트렉터에게 배우는 시간이 마련됐다.

강원도 인제 스피디움에서 진행된 토요타 가주 레이싱 모터스포츠 클래스에 참석한 기자들 모습.

가장 먼저 경험한 코스는 ‘슬라럼’ 주행 코스였다. 슬라럼은 일정한 간격으로 배치된 라바콘을 두고 지그재그로 주행하여 지정된 경로를 주행하는 것을 말한다.

 

슬라럼 주행은 경기적인 요소 외에도 신차 개발 시에 반드시 수행하게 되는 안전성 테스트의 한 종류이기도 하다.

 

이어 ‘레인 체인지’ 코스가 이어졌다. 레인 체인지 차선 폭만큼 라바콘을 세워 기존 차선을 막아두고, 긴급 상황처럼 차선을 변경한 뒤 다시 원래 차선으로 돌아오는 방식이다.

 

이 두 교육은 짧은 순간에 연속해서 차선 변경을 해야 하기에 적절한 감속과 정확한 조향이 필수다.

 

이 코스가 익숙해지면 일상에서 돌발 상황 발생시 안전하고 빠르게 대처할 수 있게 된다.

 

인스트럭터의 설명에 따르면 이를 위해서는 핸들의 조향각에 따라서 차량이 얼마나 회전하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했다.

 

그다음 진행된 주행 프로그램은 ‘코너링 브레이킹’ 이다. 이 코스는 달리는 자동차를 적절하게 감속하거나 멈추게 하는 제동력을 배운다.

 

드라이빙 인스트럭터는 “스포츠 드라이빙에서 말하는 ‘코너링 브레이킹'은 코너 진입 전에 브레이크를 사용하여 감속하는 것까지는 일상 주행과 동일하다”면서 “하지만 코너 진입 이후 브레이크를 점진적으로 풀어 타이어의 접지력을 최대로 유지한 상태로 코너를 탈출하는 것이 일상 주행과 다른 점”이라고 설명했다.

 

고속 주행 중에 코너를 빠르게 돌아 나가면서도 차량이 미끄러지지 않고 안정적으로 코너를 탈출하는 것이 바로 이번 코너에서의 핵심 기술인 것이다. 이는 자동차의 주행 속도와 코너링 정도에 따라서 달라지는 타이어의 접지력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게 필요하다.

인제 서킷 주행 모습.

토요타는 모터스포츠를 단순한 ‘승부의 장’이 아니라 차를 단련하는 시험대로 본다.

 

이날 클래스도 같은 맥락이다. 토요타가 실제 레이스에서 겪는 다양한 변수를 축소해 보여줬다.

 

김형준 토요타코리아 이사는 “모터스포츠는 토요타가 추구하는 ‘더 좋은 차 만들기(Making Ever-Better Cars)’의 근간”이라며 “극한 환경에서 얻은 데이터를 현장 개발에 반영해 고객이 원하는 대로 움직이는 차를 만든다”고 설명했다.

 

친환경 하이브리드 차라는 이미지와 더불어 높은 내구성을 자랑하는 토요타가 이제는 ‘운전의 즐거움’이라는 이미지를 브랜드 전면에 내세우려는 시도인 것이다.

김형준 토요타코리아 이사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실제 토요타자동차는 가주 레이싱으로 FIA 월드 랠리 챔피언십(이하 WRC), WEC 르망 24시 내구 레이스, 뉘르부르크링 24시 내구 레이스 등 다양한 모터스포츠 레이스에 참가하고 있다.

 

특히 토요타 가주 레이싱은 “향후 100년 동안 사람들이 즐겁게 운전할 수 있는 차량 만들기”라는 비전과 함께 △레이싱의 험난한 환경 △도로와의 교감 △운전자 중심이라는 세 가지 가치를 토대로 기술 개발에 매진, 극한의 경쟁 속에서 마주하는 한계를 극복하고 성능을 끌어올려, 토요타의 이념인 ‘더 좋은 차 만들기’를 실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