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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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차석대사에 중량급 배치… 외교 경력 無 대사 보좌

입력 : 2025-09-23 18:27:31
수정 : 2025-09-23 18:2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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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가 주유엔대표부 차석대사에 배종인 기획조정실장을 임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자리에 한 차례 근무한 바 있는 인물을 같은 보직에 재기용한 이례적인 사례다. 외교 경력 없이 부임한 차지훈 신임 주유엔대표부대사를 보좌하기 위해 중량급 인사를 보낸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외교부에 따르면 배 실장은 22일자로 주유엔 차석대사 발령을 받았다. 2020년 같은 보직을 맡은 바 있는 그는 5년의 시차를 두고 두 번째 차석대사 근무를 하게 됐다.

 

주유엔 차석대사 자리는 통상 본부에서 국장을 마친 뒤 보임한다. 현재 주재하고 있는 김상진 차석대사도 국장급(2급)인 국방부 국방정책실 국제정책관을 마친 뒤 기용됐다.

 

배 차석대사는 정년을 3년 남짓 남겨둔 본부 실장급(1급) 인사가 국장급으로 가는 드문 경우인지라 인사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주유엔대표부는 통상 두 명의 차석대사가 내정·안보·경제 등 현안을 분담해 대사를 보좌한다. 배 차석대사의 인사는 최근 부임한 차지훈 대사의 외교 경력 공백을 보완하기 위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외무고시 26회로 2020년 11월 주유엔 차석대사를 지낸 배 차석대사는 2023년 불가리아 대사로 전보됐다가 지난해 7월부터는 외교부 기획조정실장을 맡아왔다. 유엔 업무 지형과 실무 흐름에 밝으며, 후배들과의 소통이 원활해 팀을 이끄는 능력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차 신임 대사는 법조인 출신으로 지난 18일(현지시간) 부임해 19일 유엔 사무총장에게 신임장을 제정하고 공식 활동을 시작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사법연수원 동기(18기)로, 성남시 고문변호사(2009~2017)를 지냈고 2020년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의 공직선거법 사건 변호인단에 합류한 경력이 있으나, 외교 경력은 전무하다.

 

이 때문에 다자외교의 정점이자 대사의 개인기와 실력이 중요한 좁은 유엔 무대에서 법조인 출신인 차 대사가 복잡한 외교활동을 충분히 해낼 수 있겠느냐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