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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부자’ 부모 덕에 60억 아파트 사고 미신고…국세청, 초고가주택 전수조사 나섰다 [한강로 경제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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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지난해 하반기 재건축이 예정된 서울 강남구 소재 초고가 아파트를 60억원에 취득했다. 국세청은 A씨의 소득이나 재산 등을 볼 때 자력으로 취득이 어렵다고 판단해 조사에 나섰다. 그 결과 A씨는 해당 아파트를 사면서 은행에서 최대 한도인 30억원을 대출받았지만 나머지 자금 출처는 불분명한 것으로 파악됐다. 국세청이 살펴보니 A씨는 현금 부자 부모를 두고 있었다. A씨의 부모는 매년 수억원의 수입을 올리고 있는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로, 백억원대 재산을 예금과 상가 등으로 보유하고 있었다. 국세청은 A씨가 부모로부터 아파트 자금을 지원받으면서 증여세를 신고하지 않았다고 판단, 세무조사에 나섰다.

서울 한강 인근에서 바라본 서초구와 강남구 일대 아파트의 모습. 연합뉴스

◆30억 이상 초고가주택 전수검증

 

국세청이 ‘한강벨트’ 등 초고가주택을 전수 검증해 탈루 혐의가 있는 104명에 대해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최근 서울·수도권 아파트에 수요가 몰리는 가운데 ‘부모 찬스’를 통해 주택 취득자금을 증여받고도 세금을 내지 않는 등 각종 부동산 탈세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어 강력 대응하겠다는 취지다.

 

2일 국세청에 따르면 이번에 세무조사 대상에 오른 이들은 총 4가지 유형이다. 국세청은 우선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이뤄진 강남4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등에 있는 초고가주택(30억원 이상) 거래분 5000여건을 모두 검증해 A씨와 같은 탈세 혐의자를 1차 선별했다. 국세청은 이들이 소득·재산·직업 등에 비춰 자금능력이 부족해 편법 증여를 받았거나 소득 신고를 누락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국세청은 나머지 거래분에 대해서도 순차적으로 세무조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고가주택을 취득했지만 자금출처가 의심스러운 외국인과 30대 이하 연소자들도 세무조사를 받게 됐다. 내국인 역차별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외국인의 국내 소득 및 해외 송금액 등 자금원천을 정밀 분석하고, 소득이 없는데도 고가 아파트를 취득해 증여세를 내지 않는 연소자 등을 검증하겠다는 것이다.

 

실제 외국인 B씨의 경우 서울 한강변의 고가 아파트를 25억원에, 지하철역 인근 상가 신축용 토지를 65억원에 취득했는데 소득이나 재산이 충분치 않았다. B씨 부모는 해외에서 부동산 개발 사업을 하며 큰 돈을 벌었고, 국내에도 법인을 세워 빌딩을 임대하고 있었다. 국세청은 B씨가 부모로부터 현금을 증여받고, 일부는 부모가 소유한 법인의 자금을 유출해 사용했음에도 증여세, 법인세를 내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국세청 박종희 자산과세국장이 1일 정부세종청사 국세청 브리핑실에서 부동산 시장이 과열된 서울의 초고가 아파트 거래자와 최근 집을 사들인 외국인·연소자 등 탈세 혐의자 104명을 대상으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히고 있다. 국세청 제공

자금출처가 불분명한 고액의 전·월세 거주자 역시 세무조사를 받는다. 고액의 전세금을 편법으로 증여받거나 뚜렷한 소득 없이 고액의 월세를 내고 있는 이들이 대상이다.

 

이 밖에 가장매매를 통해 부당하게 1세대1주택 비과세를 받은 이들도 세무조사 대상에 올랐다. 2주택자임에도 친척이나 지인에게 주택 한 채를 서류상으로만 허위 이전한 후 양도차익이 큰 다른 한 채를 1세대1주택 비과세로 신고하는 수법의 가장매매 탈세 의심사례를 살펴보겠다는 것이다.

 

임광현 국세청장은 1일 국토교통부 김윤덕 장관과 부동산 거래 질서 확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자리에서 “신고가 거래취소, 허위 매물 등 시세조작 행위로 시장을 교란시키며 막대한 불법수익을 챙기는 것으로 의심되는 중개업소 등 투기세력을 집중 검증하겠다”고 밝혔다.

◆청소년 삶 만족도 OECD 최하위권

 

우리나라 아동·청소년의 물질적 삶은 꾸준히 개선되고 있지만, 정신적 건강은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상에서 스트레스를 느끼는 청소년의 비율은 1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고의적 자해로 생을 마감하는 비율 역시 200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국가데이터처는 이 같은 내용의 ‘아동·청소년 삶의 질 2025’ 보고서를 1일 발표했다. 생애주기 중 아동·청소년의 전반적인 삶의 질을 집약해 보여주는 보고서로, 2022년 첫 발간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2025년 기준 18세까지의 아동·청소년 인구는 708만2000명으로 전체 인구의 13.7%로 집계됐다. 전체 인구의 27.5%를 차지했던 2000년에 비하면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2040년에는 9.6%까지 떨어질 전망이다. 

 

아동·청소년의 물질적 삶이 개선됐다는 것은 통계상으로 뚜렷하게 나타났다. 2023년 기준 아동·청소년의 상대적 빈곤율은 8.6%로,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1년(16.4%)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같은 해 전체 인구의 상대적 빈곤율이 14.9%라는 점을 감안하면 아동·청소년의 빈곤율이 낮은 편에 속하는 것이다. OECD 37개국 중에서는 12위로 양호한 수준을 보였다. 주거환경을 봐도 최저주거기준에 미달하는 기구의 비율이 2.2%로 2017년(4.4%)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반면 정신건강을 나타내는 지표는 일제히 악화됐다. 2024년 기준 중·고등학생의 스트레스 인지율은 42.3%로 1년 전(37.3%)보다 5.0%포인트 증가했다. 특히 여학생의 스트레스 인지율은 49.9%로 남학생(35.2%)과 큰 차이를 보였다. 일상에서 불안감을 느끼는 정도를 나타내는 범불안장애 경험률 역시 2024년 14.1%로 1년 전(12.6%)보다 1.5%포인트 올랐다. 

 

아동·청소년의 자살률은 2023년 기준으로 인구 10만명당 3.9명으로 나타났다. 1년 전(3.0명)보다 0.9명 증가했고, 2000년(1.5명) 이후 최고치다. 특히 2015년까지 5.9명이던 15~18세 자살률은 2023년 11.4명으로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상대적으로 자살률이 낮은 12∼14세에서도 최근 3년간 5.0명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물질적인 풍요에도 정신적 지표가 악화하며 15세 청소년이 느낀 삶의 만족도는 OECD 37개국 중 뒤에서 5번째에 머무르며 최하위권으로 나타났다. 2022년 기준 삶의 만족도가 6점 이상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우리나라는 65%로 튀르키예(43%), 영국·칠레(62%), 폴란드(64%) 다음으로 낮았다. 상위권에 위치한 네덜란드(87%), 핀란드(82%), 덴마크(81%)와는 큰 격차를 보였다. 2020년 당시 우리나라(67%)보다 만족도가 낮았던 일본(64%·32위)은 2년 만에 71%까지 끌어올리며 24위로 반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