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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화력 산업안전 1084건 위반…故 김용균 이후에도 죽음 반복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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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부, 불법파견 근로자 41명 직접 고용 지시

올해 6월 태안화력발전소에서 발생한 고 김충현씨 사망사고 관련 고용노동부가 사업장 근로감독에 착수해 1000건 이상의 위반사항을 적발했다. 2018년 같은 사업장에서 발생한 김용균씨 사망사고 때보다도 많은 수준으로, 같은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노동부는 태안화력발전소의 운영사인 한국서부발전 태안발전본부와 하청업체인 한전KPS, 한국파워O&M 등 15개 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근로감독 결과를 23일 발표했다. 이들 사업장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항은 1084건으로 2018년 당시 1029건보다 많았다. 노동부는 이 중 379건에 대해서는 사법처리를, 592건에 대해서는 7억30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과태료 부과액 역시 2018년(6억7000만원)보다 많은 수준이다. 

 

태안석탄화력발전소.

업체별로 보면 도급인 한국서부발전은 197건 사법처리됐고, 4억2000만원(237건)의 과태료를 부과받았다. 1차 수급인 10개소는 200건 사법처리, 2억870만원(284건)의 과태료가 부과됐다. 2차 수급인 한국파워O&M을 포함한 4개 업체에는 과태료만 9500만원(71건)이 부과됐다.

 

노동부는 김씨가 수행한 선반(절삭 등) 작업뿐만 아니라 전기, 기계 정비 공정 모두가 불법파견에 해당한다고 봤다. 한전KPS가 작업 내용을 결정하면 하청노동자가 명령을 받아 지시를 수행했고, 하도급 계약에 따른 업무가 구체적으로 구별되지 않는 점 등이 근거다. 노동부는 한전KPS에 불법파견 근로자 41명을 직접 고용하도록 시정지시했다.

 

감독에서는 작동하는 기계에 노동자가 빨려 들어가는 사고를 막아줄 덮개 등 방호조치가 돼 있지 않은 실태가 확인됐다. 추락 위험이 높은 장소에 안전난간도 설치되지 않았다. 작업장을 밝힐 조명이 미비한 곳도 있었다. 2인1조 작업 원칙 적용도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태안발전소 감독 결과는 왜 같은 유형의 죽음이 반복되는지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 것”이라며 “핵심적 사항을 개선토록 요구했고, 현장에서 개선이 이뤄지는지 철저히 점검할 것”이라고 밝혔다.

 

‘태안화력 고 김충현 비정규직 노동자 사망사고 대책위원회’는 입장문을 내고 정부가 근로감독을 넘어선 실질적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한국서부발전은 공기업으로서 책임을 다하지 않았고 안전보건과 노동조건은 오히려 퇴보했다”며 “2차 하청노동자들은 안전관리 체계 밖에 있었고, 그 배제가 결국 또 한 번의 죽음으로 이어졌다”고 했다. 동시에 2인1조 작업 원칙 및 공동작업장 관리 의무의 법제화, 공공기관의 외주화 정책 전면 재검토 등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