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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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킥보드 사망'...전동킥보드 사고 증가 추세 ‘학생’도 많이 사용해

입력 : 2025-10-30 17:25:25
수정 : 2025-10-31 10:4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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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여름 일산 호수공원에서 전동킥보드를 몰다 60대 부부를 친 10대에게 실형이 내려졌다. 비슷한 시기에 충북 옥천 옥천읍 마암리 과선교 사거리에서도 2명의 여중생이 함께 전동킥보드를 타다가 자동차와 부딪혀 1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전동킥보드로 인한 사고가 잇따르면서 안전 대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면허 보유 의무화나 이용자 나이 제한 등 관련 규정에 허점이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학생 사용자도 늘어 사고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전동킥보드 사고 건수는 매년 증가해왔다. 도로교통공단이 국민의힘 정우택 의원에게 제출한 '최근 5년간 PM 교통사고 현황'에 따르면 관련 사고는 2018년 225건에서 2019년 447건, 2020년 897건, 2021년 1735건, 2022년 2386건으로 매년 급증했다. 지난해 전동킥보드 사고는 2232건이었으며 이 중 20세 이하가 연루된 사고가 1096건으로 가장 많았다.

 

 

PM(개인형이동장치) 교통사고 중 대부분이 PM 가해이다. 도로교통공단 TAAS(교통사고분석 시스템)

 

경찰청과 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 시스템(TAAS)에 따르면 최근 8년간 PM(개인형이동장치) 관련 사고 건수 중 대부분이 PM이 가해 차량인 경우였다. 

 

더 큰 문제는 전동킥보드를 사용하는 10대 청소년이 많아지고 있는데다 불법 이용이 상당수라는 점이다. 10대 청소년의 전동킥보드 무면허 대여 및 이용 건수는 2021년 3531건에서 2024년 2만68건으로 급격히 증가했다. 광양YMCA가 청소년 전동킥보드 이용실태를 조사한 결과 청소년 86%가 ‘공유 전동킥보드를 불법 이용한다’고 답했다. 조사대상 중 무면허 이용 청소년은 43%에 달했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의 2021년 설문조사에서 청소년들은 ‘빠르게 이동할수 있어서’(55%), ‘재미가 있어서’(33%) 공유 킥보드를 이용한다고 답했다.

 

전동킥보드를 타는 학생. freepik

 

국민의힘 김정재 의원실의 PM 연령대별 사고·사망·부상 현황에 따르면 10대 전동킥보드 이용자가 일으킨 사고 건수는 2021년 549건에서 2022년 1032건, 2023년 1021건으로 두배 가까이 늘었다. 10대는 원동기면허 등을 취득할 수 없는 연령대라서 사실상 대부분 무면허 운전자로 추정된다.

 

전동킥보드 사고가 늘고 10대 청소년의 무면허 이용도 증가 추세지만 사고 예방을 위한 규정은 허점이 많은 상태다. 현행법은 전동킥보드 운전자의 면허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키보드 대여 사업자의 면허 확인 절차는 법적 의무 사항이 아니다. 나이 제한도 명확하지 않다. 법상 13세가 이용 가능한 최저 나이라고 명시됐지만 정부, 지자체, PM업체 등이 참여한 민관 협의체는 만 18세 이상 등 내부 규정을 마련했다. 


전문가들은 PM 제한 속도를 낮춰야한다고 지적한다. 현재 PM 제한 속도는 시속 25km다. 전제호 삼성교통안전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동아일보와 인터뷰에서 “전동 킥보드는 이용자가 서 있는 상태로 타기 때문에 무게 중심이 높고, 바퀴가 작기 때문에 사고 위험성이 높다”며 “최고 속도를 하향하고 사고위험이 큰 야간 시간대에는 추가로 속도를 제한해 운행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도 사고 예방을 위해 최신 인공지능(AI) 동작감지기를 활용하는 등 자정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