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문헌 서울 종로구청장은 세운4구역 재개발 계획으로 ‘종묘 훼손’ 논란이 이는 데 대해 “역사를 지키는 도시 발전의 모범사례가 될 수 있도록 끝까지 책임 있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정 구청장은 ‘종로형 신속 정비사업’을 통해 약 2만가구의 재개발을 추진 중이라고 소개하고 “소통을 통해 소외되는 주민 없이,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개발원칙을 지켜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구청장은 최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세운4구역 재개발에 대해 “판매·업무 등 복합시설 개발을 통해 새로운 사업과 유동 인구를 창출하고, 침체된 상권을 되살리는 것은 물론 오랜 시간 불편을 겪어온 주민들의 주거환경 개선에도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는 “세운상가에 바로 고층건물이 생겨 (종묘 앞의) 스카이라인이 좁아지는 것으로 오해하는 분들이 많다”면서 “녹지 축이 메인이 되고, 주변부를 도시답고 아름답게 만드는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정 구청장은 “종묘 인접 지역이라는 점에서, 역사적 가치의 보존은 결코 양보할 수 없는 원칙”이라며 “서울시와 국가유산청 간 이견이 있는 사안인 만큼 양측의 의견을 충분히 조율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7일 종로구에 따르면 종로 관내에서는 31개 구역, 1만9360가구 규모의 재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특히 주거환경이 열악한 창신·숭인동 일대는 약 6500가구 규모 신속통합기획을 통해 강북을 대표하는 주거단지로 조성할 계획이다. 신영·옥인동 일대는 ‘뉴 빌리지 선도사업’, 구기동 100-48번지 일대는 모아타운 사업으로 각각 정비를 계획 중이다. 정 구청장은 “건축물의 70%가 노후화돼 있고 평균 연령이 42년에 달한다”며 “그간 각종 규제로 정비가 지연돼 오랜 기간 생활 불편과 재산권 제약을 감내해 온 주민들에게 더 이상의 기다림은 안 된다”고 개발 필요성을 역설했다.
정비사업은 절차가 복잡하고 이해관계도 얽혀 있어 주민 간 갈등을 일으키는 경우가 빈번하다. 이를 위해 정 구청장은 지난 9월 숭인동과 행촌동에서 ‘종로 미래도시 소통·공감 토크쇼’를 열고 현장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정책의 방향을 주민들과 함께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0월부터는 관내 17개동을 순회하며 하반기 ‘반장과의 대화’를 진행했다. 3년간의 이 같은 대화·소통을 통해 671건의 의견이 구정에 반영됐다는 게 구 설명이다.
정 구청장은 “현장을 찾으면 ‘행정의 답은 책상 위가 아닌 사람 속에 있다는 것’을 늘 느끼게 된다”며 “서로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하면 오해가 풀리고 방향이 선명해진다”고 말했다. 이어 “반장과의 대화에서는 굵직한 현안부터 ‘개똥 좀 치워 달라’는 생활 속 민원까지 정말 다양한 목소리를 듣는다”고 웃으며 말했다.
종로는 서울의 도심, 경복궁·창덕궁·종묘 등 세계문화유산 등이 밀집한 한국의 중심 관광지, 국가 행정의 핵심 지역이라는 복합적 성격을 가지고 있다. 구는 ‘대한민국의 얼굴’이라는 자부심 아래 광화문 일대 정비 등 미래를 세우기 위한 사업을 준비 중이다. ‘광화문스퀘어 조성사업’이 대표적이다. 일대 건물에 초대형 전광판을 조성해 광화문을 글로벌 미디어 랜드마크로 재탄생시킨다는 계획이다. 정 구청장은 “광화문 일대가 하나의 거대한 ‘미디어 갤러리’가 되는 셈”이라며 “연말 카운트다운, 월드컵 거리응원 등을 통해 세계가 주목하는 축제의 장으로 키워 가겠다”고 말했다.
재선 국회의원을 지낸 정 구청장은 “행정은 처음이었지만, 종로는 태어나고 자란 고향이기에 너무나 익숙한 곳”이라며 “그간 닦아온 변화의 흐름이 흔들림 없이 완성될 수 있도록 끝까지 책임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