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하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100인’ 명단에서 아시아인으로서는 가장 높은 자리에 올랐다.
포브스는 재산, 언론활동, 활동범위 등 지표를 평가해 10일(현지시간) 공개한 올해 순위에서 다카이치 총리를 3위로 꼽으며 “지난 10월 일본 최초의 여성 총리로 취임해 반도체 공급망 유지 등 경제안보, 방위력 재편, 인구구조 변화 등 과제가 얽힌 시기에 국내총생산(GDP) 4조2000억달러(약 6187조원) 규모의 경제를 이끌게 됐다”고 소개했다. 이어 그의 결정이 “동아시아의 역학 구도와 세계 제조업의 안정성을 형성할 것”이라고 했다.
다카이치 총리의 등장으로 지난해 3위였던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4위로 한 계단 내려왔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니어쇼어링(인접국으로의 생산기지 이전)에 따른 북미 제조업 혁신의 중심에 서게 됐다”며 5위에 이름을 올렸다.
포브스는 “여성은 전 세계 상위 25개 경제국 가운데 3개국만 통치하고 있지만 지정학적 질서를 결정할 변곡점을 이끌고 있다”며 “올해 여성들이 전례 없는 규모의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음에도 최고 권력층으로 향하는 길은 여전히 좁다”고 평가했다. 또 다카이치 총리가 남성 중심 일본 정치권의 유리천장을 깼다면서도 “결혼한 부부가 성(姓)을 따로 갖는 것에 반대하고 각료 중에 여성을 2명만 지명하는 등 바로 그 자신이 깨뜨린 시스템의 전통을 강화했다”고 지적했다.
인기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에 나오는 걸그룹 헌트릭스와 매기 강 감독 등도 명단에 포함됐다. 포브스는 “악마와 싸우는 K팝 걸그룹을 그린 케데헌은 이달 기준 3억2500만회 이상 시청돼 넷플릭스 역대 최고 인기 영화에 올랐다. 헌트릭스의 노래 ‘골든’은 지난 8월 걸그룹으로서는 2001년 이후 처음으로 빌보드 차트 1위를 차지했다”며 ‘케데헌의 여성들’을 100위에 꼽았다.
그러면서 “케데헌의 여성 출연진은 연령·성별·국가라는 전통적 경계를 넘어선 팬층을 확보하며 2025년의 문화적 시대정신을 주도했다”며 “이들은 순위에 오른 다른 인물들과 마찬가지로 청중을 직접 통제했다”고 평가했다.
한국 여성 중에서는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90위)과 최수연 네이버 대표(91위)가 선정됐다. 두 사람은 지난해에는 각각 85위, 99위에 오른 바 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올해도 선두에 올라 4년 연속 1위를 기록했으며,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지난해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