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수원·용인·화성·성남·김포의 도시철도 지도가 바뀐다. 다양한 환승 선택지와 이동시간 절감으로 철도를 이용하는 도민들의 출·퇴근 동선 역시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15일 경기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최근 도가 신청한 신규·확장 12개 노선을 담은 ‘제2차 경기도 도시철도망 구축계획(2026년~2035년)’을 승인·고시했다. 신규와 확장 6개 노선씩 104.48㎞, 7조2725억원 규모의 사업이다.
대규모 확장은 경기연구원이 수행한 도시철도망 구축 용역을 토대로 추진된다. 국내 철도 밀도(1㎢당 0.052㎞)가 일본(0.072㎞), 영국(0.067㎞)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을 고려해 도시철도 비중을 높여 교통 혼잡·환경 부담을 해소한다는 복안이다.
용역에선 2040년 경기도 인구가 1440만명, 일일 통행량은 4150만건으로 현재보다 각각 8.2%, 2.3% 증가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반면 승용차 분담률은 61.2%로 늘고, 철도 분담률은 5.6%에 그쳐 출·퇴근 시간대 혼잡이 가중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 ‘2차 경기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출·퇴근 지도 바꿔
계획안에는 2016년 제1차 계획에서 제외된 △동탄도시철도 △성남1호선 △성남2호선 △수원1호선 △용인선 광교연장 △오이도 연결선 △8호선 판교연장 △송내부천선 △스마트허브선(오이도~한양대)이 포함됐다. 신규노선인 △김포골드라인 학운연장 △판교오포선 △동백신봉선 △덕정옥정선 △가좌식사선 △대곡고양시청식사선도 추가됐다.
김포골드라인 학운연장(7.04㎞·7395억원)은 김포골드라인 양촌역과 인천 2호선 검단오류역을 잇는 노선이다. 양촌·학운 산업단지 근무자들이 골드라인과 인천 2호선을 모두 이용하도록 만들어 환승 선택지를 늘렸다.
판교오포선(9.50㎞·9451억원)은 신분당선·경강선 판교역과 오포를 연결하는 노선으로, 경기 광주시 등 동남권 주거지와 판교테크노밸리의 연계를 강화했다. 국지도 57호선 태재고개의 상습 정체를 완화하는 ‘특효약’이 될 전망이다. 성남시와 광주시는 교통개선 대책 수립 협약을 기반으로 공동용역을 진행해 이 같은 도시철도 사업을 공식 건의했다. 내년 사전타당성 조사 용역 등을 거쳐 정책을 보완한 뒤 정부에 예비타당성조사를 신청할 방침이다.
방세환 광주시장은 “이번 국토부의 도시철도망 구축계획 최종 승인은 오랜 염원이 담긴 도시철도 마련의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시의 2030 도시교통 계획방향과 연계해 경제성을 개선하기 위한 실증 용역을 차질없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동백신봉선(14.70㎞·1조7910억원)은 용인경전철 동백역과 신봉을 잇는다. 동백·신봉지구 등 신도시의 철도 접근성을 높이고, 광역철도·경전철 환승 구조를 간결하게 만드는 이점이 있다. 동백신봉선이 신설되면 경전철 동백역을 축으로 사통팔달 이동이 가능하다. 또 경강선 연장의 대안인 중부권광역급행철도(서울 잠실~광주~용인시 모현·포곡·이동·남사읍~안성~진천~청주공항~오송) 사업이 실현될 경우 경전철 중앙시장역에서 환승해 서울 잠실이나 청주공항으로 간편하게 갈 수 있다.
이상일 용인시장은 “동백신봉선과 용인선 연장은 시민의 숙원인 만큼 시민과 함께 노력해 사업 실현의 물꼬를 트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 시장은 “동백신봉선 신설 철도는 신봉·성복동을 거쳐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기업들과 인공지능 기업들이 입주하고 호텔·컨벤션 시설이 조성될 플랫폼시티와 연결된다. 경기남부광역철도 신설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수인분당선과 연결된 용인선을 연장해 신분당선, 동탄인덕원선과 연계하면 용인과 수원, 과천, 화성 시민들의 교통편의가 증진된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덕정옥정선(3.90㎞·4018억원)은 7호선 옥정역과 경원선 덕정역을 연결해 양주 옥정 신도시 철도 접근성을 개선하게 된다.
◆ 경기도, 고속·일반·광역철 등 40개 노선 국가철도망 반영 노력
다양한 트램 노선들은 간선축 보완에 방점이 찍혔다. 수원도시철도 1호선(6.72㎞·2852억원)은 경부선·수인분당선 수원역과 한일타운 인근을 잇는 트램으로, 수원역 복합환승센터 강화와 함께 원도심 주거지역을 되살리는 역할을 맡는다.
성남도시철도 1호선(9.90㎞·3374억원)은 신도심 판교역과 원도심 상대원동 산업단지를 연계해 판교테크노밸리와 일반산단 간 교류·협업 확대를 돕는다. 성남도시철도 2호선(16.86㎞·6264억원)은 금토동과 수인분당선·신분당선 정자역을 잇는 남북 본선(10.90㎞)과 운중동·백현동을 동서로 잇는 지선(5.96㎞)으로 이뤄졌다. 업무·주거지를 연결하는 생활 순환 트램이다. 판교테크노밸리·정자동 업무지구·분당 주거지를 연결해 통근·생활 이동이 수월해질 것으로 보인다.
신상진 성남시장은 “지하철 8호선 판교연장사업을 비롯한 4개 도시철도 사업은 성남시 2035 도시교통정비기본계획과 맞닿아 있는 핵심 기반사업”이라며 “철도사업은 장기간 절차가 필요한 만큼, 신속히 추진할 수 있는 사업을 최우선으로 실행해 주민 숙원 해소와 만성적 교통체증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성남도시철도 1·2호선은 차도 위에 설치되는 트램으로 국회에서 트램 혼용차도 운행을 담은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의결돼야 본격적인 추진이 가능하다. 트램 전용차도 운행만 허용되면 차로 축소가 불가피해 시 일대에 교통혼잡이 예상된다. 시는 대규모 철도사업 추진을 위해 내년까지 철도기금 3000억원 조성을 목표로 재원 마련에 나섰다.
대곡고양시청식사선(6.25㎞·2354억원)은 광역급행철도(GTX-A)·서울3호선·서해선·경의중앙선·교외선이 교차하는 대곡역과 고양시청을 거쳐 식사지구를 연결하는 트램이다. 창릉2지구 광역교통개선책의 하나이며 대곡역 환승 체계 강화로 지역 주민들의 교통편의가 증진될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는 예산 문제를 우선하여 고려할 방침이다. 김대순 경기도 행정2부지사는 “시·군의 재정계획 수립 시 철도사업에 먼저 재원을 배분하도록 협의하고, 민간투자를 활성화해 사업이 차질 없이 추진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과제도 남았다. 도는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 건의한 고속철도 3개, 일반철도 8개, 광역철도 29개 등 40개 노선에 대해서도 최대한 반영되도록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