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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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크림 많이 먹을수록 치매↓… 단, ‘이 조건’ 충족해야? [수민이가 궁금해요]

입력 : 2025-12-19 13:35:29
수정 : 2025-12-19 13:3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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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지방은 안돼…일정량 이상 ‘고지방 치즈·크림’만 ○
노년기 갑작스러운 고지방 식단 전환 땐 역효과날수도

지방 함량이 높은 치즈나 크림을 많이 섭취하면 장기적으로 치매에 걸릴 위험이 줄어들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고지방 치즈와 알츠하이머병 간 연관성에는 치매 위험 변이유전자(ApoE-e4)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웨덴 룬드대 에밀리 소네스테트 박사팀은 18일 미국신경학회(AAN) 저널 신경학(Neurology)에서 스웨덴 성인 2만7000여명을 대상으로 유제품 섭취와 치매 위험 간 관계를 25년간 추적 관찰한 연구에서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고지방 치즈와 고지방 크림이 치매 위험을 줄여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게티이미지뱅크

소네스테트 박사는 “이 결과는 뇌 건강 측면에서 모든 유제품이 동일하지 않다는 점을 시사한다”며 “고지방 치즈·크림은 치매 위험 감소와 연관성이 있었지만, 저지방 치츠·크림이나 다른 유제품은 같은 효과를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유제품은 서양 전통 식단의 중요 요소로,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돼 왔지만, 치매와의 연관성은 여전히 논쟁거리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 연구에서 스웨덴 말뫼 식이 및 암 코호트(Malmö Diet and Cancer cohort) 참가자 2만7670명(평균 연령 58.1세)을 대상으로 7일간 식사일지와 면담 등을 통해 섭취 유제품 종류와 양 등을 측정하고, 25년간 치매 발생 여부를 조사했다.

 

고지방 치즈·크림 섭취 그룹에는 지방 함량이 20% 이상인 체다·브리·고다 치즈 등을 하루 50g 이상, 지방 함량 20% 이상인 휘핑크림, 더블 크림 등을 하루 20g 이상 섭취한 사람들이 포함됐다. 추적 기간에 3208명이 치매 진단을 받았다.

 

분석 결과 고지방 치즈를 하루 50% 이상 먹은 사람은 하루 15g 미만을 섭취한 사람보다 치매 위험이 13% 낮았다.

 

또 고지방 크림을 하루에 20g 이상 섭취한 사람은 전혀 먹지 않은 사람에 비해 치매 위험이 16% 낮았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치매 유형별 분석에서는 고지방 치즈를 많이 섭취할 경우 혈관성 치매 위험이 29% 낮았고, 고지방 크림도 알츠하이머병과 혈관성 치매 위험 모두와 역의 연관성을 보였다.

 

그러나 저지방 치즈·크림, 고·저지방 우유, 버터, 요구르트·버터밀크 등 발효유 섭취와 치매 위험 사이에서는 연관성이 관찰되지 않았다.

 

앞서 고지방 식단이 노년층 뇌 건강에 예상보다 빠르게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돼 주의가 요구된다.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연구진이 최근 발표한 연구는 고지방 식단이 노령층 뇌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생각보다 빠르고 심각할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연구진은 노령 쥐를 대상으로 단 3일간 고지방 식단을 제공한 결과, 기억력 저하와 함께 뇌 염증 반응이 급격히 증가하는 현상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젊은 쥐(3~5개월)와 노령 쥐(22~24개월)에게 고지방 식단을 3일 또는 3개월간 제공한 뒤 신체와 뇌의 변화를 비교 분석했다. 놀랍게도 단 3일간의 고지방 섭취만으로도 노령 쥐에서는 기억력 저하가 뚜렷하게 나타났으며, 뇌에서 염증 관련 단백질(사이토카인)의 변화가 관찰됐다. 반면 대사적 변화는 거의 관찰되지 않았다. 젊은 쥐에서는 같은 기간 동안 대사적 변화와 기억력 저하 모두 나타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