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 석유화학 산단(여수·대산·울산)의 16개 석유화학 기업이 나프타분해시설(NCC) 생산량 감축 방안을 담은 사업재편안을 기한 내 모두 제출했다. 정부 주도로 추진하던 석유화학 산업 구조 개편이 첫 관문을 넘은 셈이다. 사업재편안이 이행되면 당초 정부가 목표했던 최대 370만t 규모의 NCC 설비 감축이 가능할 전망이다.
산업통상부는 22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석유화학업계 사업 재편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서 구조조정 이행 방안과 정부 지원책 등을 논의했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모든 기업이 정부가 제시한 기한인 지난 19일까지 사업재편안을 제출했다”며 “이를 충실히 이행한다면 업계자율 설비감축 목표인 270만∼370만t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목표 감축량은 우리나라 전체 NCC 생산설비 1470만t의 18∼25%에 달하는 규모다.
여수산단의 경우 LG화학과 GS칼텍스가 합작법인(JV)을 설립한 뒤 설비가 노후화한 GS칼텍스 공장과 거리가 먼 LG화학 1공장(연 120만t)을 폐쇄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천NCC는 가동 중단 상태인 3공장(47만t)을 폐쇄하고 여천NCC 1·2공장 또는 롯데케미칼 여수공장 중 하나를 추가로 닫는 방안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대산산단에선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이 롯데케미칼 대산공장(110만t)을 폐쇄하는 재편안을 ‘1호’로 제출했다. 울산산단에서도 SK지오센트릭, 대한유화, 에쓰오일 3사가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의뢰한 컨설팅 결과를 토대로 재편안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앞으로 기업들이 최종 사업재편계획서를 제출하면 사업재편계획심의위를 거쳐 승인 여부를 살피고, 승인 시 금융·세제·연구개발(R&D)·규제 완화 등 지원 패키지를 동시에 발표하기로 했다. 기업들은 정부에 재편안별 맞춤형 지원을 강조하면서 지원 패키지를 미리 공유해달라고 요구했다.
고부가 전환을 지원하기 위한 ‘화학산업 혁신 얼라이언스’도 23일 출범한다. 수요 앵커기업, 중소·중견 화학기업, 학계, 연구계 등 화학산업 생태계 구성원 전체가 참여하는 협력 플랫폼이다. 이를 통해 주력 산업 첨단화와 친환경 전환을 위한 핵심 소재 관련 R&D, 기반 구축을 지원한다. 정부는 구조개편에 참여한 기업의 기술개발을 최우선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지난달 26일 HD현대·롯데케미칼이 낸 대산 1호 재편안 관련 사항도 논의됐다. 내년 1월 승인을 목표로 현재 사업재편 예비심의 중이다. 정부 지원 패키지도 막바지 검토 단계를 진행하고 있다. 채권금융기관은 진행 중인 실사를 토대로 금융지원 방안을 협의·확정할 계획이다.
최종 사업재편안은 내년 1분기 안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 장관은 “이번 안이 기본적인 논의의 바탕이 될 것”이라면서도 “최종안이라 해도 기업별로 이사회 의결 등 필요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장관은 “지역 중소기업 애로 해소 및 고용지원 등을 담은 ‘화학산업 생태계 종합 지원대책’을 내년 상반기 중으로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