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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주하는 이재용… 오픈AI 동맹 맺고 2.6兆 ‘전장의 눈’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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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S, 국내 최초 오픈AI 리셀러 계약
이재용·샘 올트먼 회동 두 달 만의 결실
청사진이 현실로… 전방위 협력 기대↑
하만, 獨 ZF 품고 ‘종합’ 전장 기업 도약
2025년에만 4번째 빅딜…투자 본능 완벽 부활
“현장경영 본궤도…‘뉴삼성’ 비전 명확해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속해 온 글로벌 네트워킹과 과감한 투자 결단이 연이어 구체적인 결실로 이어지고 있다. 삼성그룹의 핵심 먹거리인 인공지능(AI) 사업에선 업계 선두주자인 오픈AI와의 동맹 관계를 한 차원 높이며 사업 확장에 나섰고, 전장(자동차 전자·전기장치) 분야에선 2조6000억원짜리 인수합병(M&A)을 성사시키며 ‘빅딜 DNA’의 화려한 부활을 알렸다. 

 

23일 삼성SDS는 국내 기업 최초로 오픈AI의 기업용 서비스인 ‘챗GPT 엔터프라이즈’를 국내 기업 고객에게 제공하고 기술 지원을 수행하는 ‘리셀러 파트너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국내 기업 중 최초 사례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이 지난 10월1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샘 올트먼 오픈AI 대표와 ‘글로벌 AI 핵심 인프라 구축을 위한 상호 협력 구매의향서(LOI) 체결식’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SDS는 기업이 챗GPT 엔터프라이즈를 도입하는 데 필요한 기술 지원과 컨설팅, 보안 서비스부터 구축, 운영까지 전 과정을 책임지는 엔드투엔드 서비스로 기업 고객의 인공지능 전환(AX) 전체 여정을 지원할 계획이다.

 

재계에선 이번 계약이 지난 10월 이 회장과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의 회동 이후 나온 첫 번째 구체적 결과물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당시 이 회장과 올트먼 CEO가 체결한 ‘글로벌 AI 핵심 인프라 구축을 위한 상호 협력 구매의향서(LOI)’에 삼성SDS의 기업용 AI 서비스 제공 파트너십 외에도 반도체,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해양 기술 등에서의 전방위적인 협력 구상이 포함돼 있어서다. 의향서는 본계약에 이르기 전 단계인 ‘사업 청사진’ 수준으로 언제든 무산될 수 있는데, 삼성SDS 사례가 본계약까지 이어지면서 LOI를 맺었던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중공업 모두 실제 계약 성사 단계로 나아갈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이날 자회사 하만을 통해 독일 ‘ZF 프리드리히스하펜’(이하 ZF)의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사업을 15억유로(약 2조6000억원)에 인수했다고 발표했다. ZF의 ADAS 사업부는 차량용 스마트 카메라 분야에서 글로벌 1위에 오른 곳이다. 차량의 두뇌에 해당하는 인포테인먼트에서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는 하만으로선 이번 인수로 차량의 눈(카메라·센서) 경쟁력까지 확보하면서 명실상부한 글로벌 ‘종합’ 전장 기업으로 거듭나게 됐다.

삼성전자로선 이번 인수를 포함해 올해 4건의 대규모 M&A를 성사시키며 한동안 멈췄던 미래 투자 기조가 완전히 되살아났음을 증명했다. 삼성전자는 2016년 하만을 80억달러(약 9조2000원)에 인수한 것을 끝으로 빅딜을 중단했지만, 9년 만인 올해 5월 하만의 미국 ‘마시모’ 오디오 사업부문(3억5000만달러) 인수와 함께 같은 달 유럽 최대 공조기기 업체 독일 ‘플랙트그룹’(15억유로)을 품었다. 또 지난 7월 미국 디지털 헬스 스타트업 ‘젤스’에 이어 이번 전장 인수까지, 미래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광폭 투자’ 행보에 정점을 찍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하루 새 전해진 두 건의 대형 소식에 재계에선 이 회장 특유의 현장 경영 스타일이 본궤도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이 회장이 사법 리스크 해소 이후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그동안 준비해 온 전략적 투자들이 하나둘씩 성과를 내고 있다”며 “오픈AI와의 협력으로 AI 생태계를 확장하고, 대형 M&A로 전장 사업의 퀀텀 점프를 이뤄내면서 뉴 삼성의 비전이 더욱 명확해졌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