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23일 부산을 찾아 “해양수산부 이전은 국토균형발전과 부산 도약의 중대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부산이 동북아시아의 대표적인 경제·산업·물류 중심도시로 발돋움할 수 있게 재정·행정 등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사상 처음으로 생중계된 부처별 업무보고도 이날 해수부를 끝으로 마무리됐다. 이 대통령은 6개월 정도 뒤에 다시 업무보고를 받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 대통령은 이날 부산 동구 해수부 임시청사에서 열린 해수부·해양경찰청 업무보고 모두발언에서 “업무보고라는 형식으로 재밌게 국민들께서 관심 가지시라고 하다 보니까 ‘대통령이 경박하게 장난스럽게 하냐’ ‘권위도 품격도 없다’는 비난도 있긴 하다”면서도 “세상의 모든 일은 양면이 있는데, 그게 잃는 점이라면 또 한편으로 ‘재미있다’고 관심도를 제고한 건 성과”라고 말했다.
부산=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지난 11일 기획재정부를 시작으로 이날까지 각 부처와 산하기관의 업무보고를 받았다. 업무보고 생중계는 국정 투명성 제고와 더불어 공직사회에 긴장감을 불어넣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동시에 정제되지 않은 발언으로 논란이 불거진 점 등에 대한 비판 역시 상존한다.
이 대통령은 “적당히 일처리를 한다든지 최고 책임자 또는 조직의 최종 책임자들이 그 자리에서 얻게 되는 권위, 명예, 이익, 혜택만 누리고 그 자리가 갖고 있는 본질적인 책임이나 역할을 제대로 안 하는 건 제가 그냥 눈 뜨고는 못 봐주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업무보고 과정에서 질책하는 모습이 자주 나왔던 점을 염두에 둔 듯 “제 아내도 그렇고 ‘잘한 걸 칭찬을 자꾸 해야지 문제 있는 거 지적하면 되냐’고 자꾸 야단친다”며 “잘한 것을 칭찬하려니까 너무 많아서 그런 것이니 이해해 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업무보고 과정에서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 문제와 관련해 “아주 못 됐다”며 해경에 강력한 대응도 주문했다. 중국 어선들의 단속 저항 행태를 언급한 이 대통령은 “인도네시아 해역에서는 (불법 조업 어선을) 몇 척 격침했더니 다음부터 안 오더라”고 소개하며 “(우리는) 그렇게는 못 하겠지만, 어쨌든 엄정하게 대응하는 것을 명확히 보여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부산에서 국무회의와 업무보고를 연이어 진행한 이 대통령은 부산 민심 잡기에도 공을 들였다. 이 대통령은 해수부 임시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항만시설 확충, 고부가가치 서비스 제공, 지역산업 성장 지원을 통해 부산과 동남권을 북극항로 시대를 선도하는 주인공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국무회의 후에는 부전시장을 방문해 상인 및 시민들과 만나 민생 현장을 살피고, 한 횟집에서 국무위원 등과 함께 오찬을 가졌다.
이 대통령은 전재수 전 해수부 장관이 최근 사임하며 공석이 된 장관 자리와 관련해 “아쉽게도 지금 해수부 장관이 공석인데, 후임 해수부 장관도 가급적이면 부산 지역에서 인재를 구해 보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해수부는 이날 업무보고에서 ‘북극항로 시대’를 선도하기 위해 북극항로 시범운항 준비를 본격화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3000TEU급(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 컨테이너선을 이용해 부산에서 로테르담까지 갈 수 있는 국적 선사를 공모할 계획이다. 또 북극 운항 선사를 지원하기 위해 쇄빙선 등 극지항해 선박을 건조하는 경우 최대 110억원까지 지원하고, 항만시설사용료 감면 등 다양한 혜택도 제공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