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노동위원회의 노동법 사례집에 따르면 임원 명칭을 쓴다고 해서 모두 근로자가 아니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근로자는 회사와 근로계약을 맺고 근로기준법상 각종 보호를 받지만 임원은 다르다. 근로계약이 아닌 ‘위임계약’을 맺어 법적으로 다른 대우를 받을 수 있다.
A씨 경우 근로자성을 1차로 판단할 필요가 있다. 이때 계약의 형식은 중요치 않다. 판례에 따르면 근로자성은 ‘실질적으로 회사에 종속돼 근로를 제공했는지’를 따져보게 돼 있다. 전무, 상무, 사장 등 임원 직함 역시 고려되지 않는다. 실제 업무의 자유도가 없고, 회장 등의 지휘와 감독을 받아 업무를하고 임금을 받는다면 근로자로 분류된다.
등기부 등본도 판단에 큰 영향을 미친다. 판례에 따르면 회사 등기부등본상 임원 등기 여부가 근로자성을 따지는 주요 근거가 됐다. 등기임원은 회사의 주요 의사 결정기구인 이사회에 참석하는 권한을 갖고, 상법상 권한과 책임도 갖는다. 2013년 대법원은 등기된 임원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근로자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비등기 임원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비등기 임원은 상법상 권한이 없고, 주로 중간관리자 역할을 수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여겨진다. 지휘 및 감독을 받아 노무에 종사하는 근로자로 판단할 수 있다.
임원이 근로자가 아니라면 위임관계에서 위임인은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근로자가 아닌 임원은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지 못한다. 다만 주식회사 등기임원이라면 해임이 상법상 주주총회 권한 사항이어서 일방 해고는 어려울 수 있다.
반면 근로자라면 근로기준법에 근거해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해고할 수 있다. A씨 경우 회장으로부터 구체적인 지휘 및 감독을 받는 점, 비등기 임원인 점 등을 고려하면 근로자성이 인정될 가능성이 크다. 이 때는 회사가 해고의 정당한 사유를 입증해야 할 것이다.
2019년 4월 대법원은 A씨와 같은 상근임원의 근로자성을 인정했다. 당시 재판부는 상근임원이라는 명칭이 형식적, 명목적이라고 봤다. 실제로는 매일 출근해 회장 등의 지휘 감독하에 노무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보수를 받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라고 판결했다.
‘부당해고’를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지만 근로자성이 인정되지 않아 패소한 경우도 있다. 평창 동계올림픽 성화 봉송 주제가 제작에 참여한 유명 음악 감독이 근태 불량 등 이유로 회사에서 해고당한 뒤 소송을 제기했는데 2023년 법원은 해당 감독이 근로자가 아닌 임원에 해당한다며 “구제신청의 당사자적격이 없다”고 판결했다.
당시 음악 감독은 고정급여를 받으며 대표이사의 업무상 지휘·감독을 받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라고 주장했다. 그런데도 적절한 징계 절차 없이 해고돼 무효라는 입장이었다.
재판부는 원고가 경영상 의사 결정을 했다고 판단했다. 직원들에 대한 채용·연봉 협상·상여금 결정 등 권한이 있었다며 구제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은 중노위 위원장의 손을 들어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