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기 의원이 19일 더불어민주당 자진 탈당을 결심한 배경으로는 의원총회 표결을 거치지 않을 방도가 없다는 법 규정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의총을 피할 수 없다면 자진 탈당하는 모습이 낫겠다는 판단이 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5개월여 남은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김 의원을 둘러싼 논란이 장기화하는 악재를 털어내게 됐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 때까지만 해도 자신은 결백하며 자진 탈당은 없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당초 지난 12일 나온 당 윤리심판원의 제명 결정에도 불복해 재심을 청구하겠다던 김 의원은 이날 재심을 청구하지 않고 당 처분에 따르겠다며 사실상 제명 결정을 수용했다. 김 의원 측은 통화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한 이유로 “아직 윤리심판원에서 결정문도 안 오는 상황이고 우리가 먼저 결심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오후 들어 갑작스럽게 탈당으로 입장을 선회한 이유로는 의총을 피할 수 없다는 법률상 규정 및 민주당 당헌·당규가 꼽힌다. 김 의원은 자신 징계안을 의총 표결까지 부치치 않고 최고위원회의 의결로 종결해 달라고 했다. 정당법 33조에 따르면 현직 국회의원을 제명할 때 소속 당 전체 의원 과반이 찬성해야 해 의총 없이 제명을 결정할 수 없다. 당대표가 비상징계로 제명을 결정해도 이를 확정하려면 의원 과반 동의가 필요하다.
조승래 사무총장은 “모든 징계의 경우 의원 제명은 정당법 33조 조항에 따라 집합해서 투표하는 방식으로 의총을 통해야 한다”며 “김 의원 요청은 정당법상 수용할 수 없다고 소명했고 김 의원은 탈당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김 의원이 제출한 탈당계를 접수, 서울시당에 이첩해 탈당 처리했다. 김 의원이 자진 탈당을 결단한 만큼 제명 처리 시 필요한 의총은 아예 개최하지 않으며 김 의원은 제명 징계 절차를 밟던 중 탈당해 5년간 복당할 수 없다. 민주당 윤리규범 12조에는 제명된 자 또는 징계 절차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탈당한 자는 제명 또는 탈당한 날로부터 5년간 복당 심사를 진행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고 명시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