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현재 시행 중인 특별영주자(特別永住者)의 생활보호 지원을 재검토한다니 재일동포 사회의 불이익이 우려된다. 다카이치 사나에 정권이 마련 중인 외국인 관리·규제 강화 종합대책과 관련해 특별영주자의 생활보호 대상 제외를 검토하는 내용이 새로 명기됐다는 일본 매체 보도가 나왔다. 사실이라면 일본의 과거사 부정임과 동시에 현재의 한·일 우호 분위기를 훼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저지돼야 한다.
일본에서 외국인은 원칙적으로 생활보호 대상이 될 수 없지만 특별영주자나 난민 등 극소수는 예외다. 특별영주자가 누구인가. 태평양전쟁 종전 이전부터 일본에 거주하던 한반도, 대만 출신자와 후손이다. 역사적 특수성으로 인해 특례법에 따라 일본 영주 자격이 부여된다. 보통 외국인과는 다른 특수한 상황이다. 일본 정부가 1954년부터 생활보호법의 근거가 없음에도 인도적 시책임을 앞세워 행정조치로서 생활보호 대상에 포함한 것도 이런 역사적 배경을 감안했던 것이다. 2014년 일본 최고재판소(대법원)가 외국인은 생활보호법상 수급권이 없다면서도 행정조치로서 사실상의 대상은 될 수 있음을 부인하지 않은 사법적 판단도 있었다. 일본 정부가 고조되는 외국인 배척 정서에 편승해 특별영주자를 생활보호 대상에서 제외한다면 재일동포에 대한 기존 행정적·사법적 판단을 송두리째 무시하는 것이다.
일본 거주 등록 외국인 474만8593명(지난해 9월 기준) 중 특별영주자는 27만292명이다. 특별영주자 중 한국 국적이 24만4586명으로 90.5%에 달한다. ‘조선’적(籍) 2만2271명까지 합치면 98.7%가 재일동포다. 한국 국적자 50만781명 중 특별영주자는 절반이나 된다. 일본의 생활보호 대상 외국인 6만5683명 중 적지 않은 숫자가 특별영주자일 수 있다. 특별영주자의 생활보호 제외는 침략사를 부정하는 행태임은 물론 재일동포 권익의 침해인 것이다.
재일동포의 역사는 차별 철폐 투쟁의 역사다. 광복 후 법·제도적 차별은 물론 눈에 보이지 않는 사회·경제적 편견에도 권익을 증진해온 재일동포 사회가 다시 일본 사회의 배척에 위협받고 있다. 일본의 외국인 정책에 재일동포가 타격을 받으면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총리의 한·일 협력 다짐도 공염불이 될 수밖에 없다. 정부와 현지 공관은 일본 중앙 정부와 정치권, 지방자치단체에 이런 우려를 전하고, 재일동포의 피해를 차단할 조용하면서도 적극적인 외교를 전개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