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생성형 인공지능(AI) 시장은 전 세계에서 손에 꼽힐 만큼 큰 것으로 평가된다. 주요 AI 서비스의 유료 구독자 비중과 매출은 세계에서 1, 2위를 다툴 정도다. AI를 업무 등 일상에 적용해 생산성을 높이려는 시도가 많다는 의미다. 그에 비례해 AI 안전성 논란에 취약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6일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한국이 세계에서 두 번째로 구글의 생성형 AI ‘제미나이’ 유료 사용 비중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제미나이의 전 세계 누적 iOS(애플 앱스토어) 매출 약 2100만달러 중 한국이 11.4%를 차지해 1위 미국(23.7%) 다음이었다. 앞서 2위였던 일본(10%)도 넘어섰다. 일본 시장 내 아이폰 점유율이 50% 안팎으로 국내(20%)보다 두 배 이상 높은 것을 고려하면 한국의 제미나이 유료 구독자 비중은 다른 나라보다 월등히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일례로 한국의 제미나이 애플리케이션(앱) 다운로드 수는 세계 17위지만 다운로드당 매출(ARPU)은 주요국 중 가장 높았다. 앱을 업무 등에 활용하기 위해 유료로 쓰는 고관여 사용자가 많은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오픈AI도 자사 내부 통계를 인용해 한국의 인구당 챗GPT 유료사용자 비율이 세계에서 가장 많고, 국가별 매출 비중도 세계 2위라고 밝힌 바 있다.
한국의 AI 서비스 적응·활용력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된다. AI 산업을 이끄는 국내외 기업 대표들은 지난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이펙)에서 한국의 AI 산업 원동력으로 한국인의 높은 기술 수용도를 꼽기도 했다.
높은 AI 활용도가 장점으로만 작용하는 건 아니다. AI 챗봇의 선정성, 편향성 논란이 수차례 불거졌듯이 한국이 AI 부작용에 취약할 수 있다는 우려도 여전하다. 일론 머스크의 AI 스타트업 xAI를 비롯해 해외 빅테크(거대기술기업)가 자사 AI 모델에 성인용 콘텐츠를 도입하겠다고 밝히자 악용 논란이 일었다. 생성형 AI로 양산된 저품질 영상이나 딥페이크 등을 의미하는 ‘AI 슬롭’ 문제도 한국이 가장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영상편집플랫폼 카프윙이 국가별 인기 유튜브 채널 상위 100개를 분석한 결과 한국 기반 AI 슬롭 채널 누적 조회 수는 84억5000만회로 가장 많았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가 AI 부작용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AI 서비스를 출시할 때 안전성을 중요하게 고려한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