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급등하면서 집값 대비 전세가격의 비율을 뜻하는 전세가율이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실거주 가치인 전세보다 미래 가치를 반영한 매매가가 훨씬 빠르게 치솟으면서 두 가격 사이의 괴리가 극에 달한 모습이다.
27일 KB부동산 월간 주택 시계열 통계에 따르면 이달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50.92%로 집계됐다. 이는 2023년 5월 이후 2년 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특히 서초·송파·용산·성동 등 서울 주요 9개 구는 구별 통계가 공개된 2013년 이후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며 하락세를 주도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송파구의 전세가율이 39.4%로 가장 낮았고 용산구(39.7%) 역시 40% 선 아래로 내려앉았다. 이어 서초구(41.6%)와 성동구(42.9%) 순으로 낮은 수치를 보였다. 강남구는 지난달 37.6%로 바닥을 찍은 뒤 소폭 반등했으나 여전히 서울에서 가장 낮은 전세가율을 형성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지난해 이른바 ‘한강벨트’ 지역을 중심으로 아파트값이 비정상적으로 급등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값이 평균 11.26% 오를 때 송파구(24.02%)와 성동구(22.99%) 등은 20%가 넘는 상승률을 보였다. 반면 같은 기간 전셋값 상승률은 3.83%에 그치며 매매가 상승 폭을 전혀 따라잡지 못했다.
정부의 규제 강화와 전세 품귀 현상 속에 세입자들이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 전월세 계약 중 갱신권을 사용한 비중은 49.3%에 달했다. 세입자 절반이 인상률을 5% 이하로 묶으면서 시장 시세와 실제 계약 가격 사이의 간극이 벌어졌고 이것이 통계상 전세가율을 더 낮추는 요인이 됐다.
집토스 이재윤 대표는 “보통 전세가율이 60~70%일 때 전세가와 매매가 간 균형이 안정적으로 유지된다고 본다”며 “최근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 하락은 매매가 급증뿐 아니라 갱신계약 비중 상승이 통계에 하방 압력을 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