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후 11시30분쯤 부산도시철도 해운대역 앞. 연일 계속된 맹추위에 몸을 떨고 있는데 시내버스 ‘A03’번이 앞에 섰다. A03은 부산시가 지난해 10월부터 최근까지 시험운행을 마치고 이날부터 내성~중동 간선급행버스(BRT) 구간 심야(23시30분∼익일 3시30분) 여객운송 서비스를 시작한 자율주행버스다.
자율주행버스에 오르니 안전요원을 비롯한 버스회사 관계자와 부산시 공무원, 그리고 바로 직전 정류장인 해운대구청어귀삼거리에서 승차한 10여명의 승객이 타고 있었다. 자율주행버스는 시속 40~45㎞ 속도로 부산 도심을 질주했다. 심야시간이라 그런지 속도면에서는 일반 시내버스보다 ‘느리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복잡한 교차로 신호도 잘 지키고, 승차감도 나쁘지 않았다. 다만 A03은 정류장에 설 때 가끔 급정거를 하곤 했다.
부산 최초의 심야 자율주행버스는 안전 확보를 위해 입석은 제한돼 탑승객은 최대 15명이다. 돌발 상황에 대비해 안전요원이 운전석에 앉아 있고, 버스 내부에는 소프트웨어 내장용 컴퓨터가 탑재돼 있었다. 자율주행을 위해 8대의 카메라와 레이더가 버스 외부에 장착됐다.
자율주행버스 개발사 관계자는 “지난해 11월부터 최근까지 약 3개월간 해당 구간에서 시험운행을 한 결과 단 한건의 안전사고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급정거와 관련해 “운행 중 급정거 등의 문제는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날 첫 심야 여객운송 서비스를 시작한 자율주행버스는 올 6월30일까지 부산 동래구 내성교차로에서 해운대구 중동 해운대구청어귀삼거리까지 내성~중동 간선급행버스(BRT) 구간 10.4㎞를 하루 왕복 2차례 시범 운행한다. 운행시간은 평일 오후 11시30분부터 다음날 오전 3시30분까지이고, 배차간격은 60분(왕복 기준 120분)이다. 시범운행 기간 요금은 무료이다.
늦은 밤까지 일하는 직장인과 학생, 대리운전기사, 환경미화원 등 서민들의 든든한 발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심야 자율주행버스 첫차 탑승객 대부분은 대학생들이었고, 나머지 승객 1명은 대리운전기사였다. 승객 대부분은 자율주행버스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대학생 김동현(24)씨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오늘부터 자율주행버스가 부산 시내를 운행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처음에 살짝 겁이 나긴 했지만, 일반 시내버스와 별다른 차이를 느끼지 못하겠다”고 시승 소감을 밝혔다. 대리운전기사 김태수(58)씨는 “주로 야간에 늦게까지 일하는 우리 같은 사람들에게 아주 유용하다”며 “밤늦게 혹은 새벽 일찍 일하는 서민들을 위해 자율주행버스 운행 노선이 다양해졌으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개선해야 될 문제는 적지 않다. 우선 자율주행버스가 BRT 구간만 달릴 수 있도록 허가 났기 때문에 도시 전체를 운행할 수 없어 노선이 한정돼 있다. 상대적으로 대중교통 여건이 열악한 도시외곽 주민들은 심야시간 자율주행버스 혜택을 받을 수 없는 것이다. 이승한 시 교통정책과 지능형교통팀장은 “시범운행을 통해 주행 안전성과 시스템 안정성을 충분히 확보한 다음 자율주행 대중교통 서비스를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