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노신(사진) 경상국립대 우주항공대학 교수가 볼츠만(Boltzmann)의 확률 기반 통계역학을 확장해 ‘비훅(non-Hookean) 탄성 모델’을 개발했다.
이에 연성 물질과 복잡 유체 분야 연구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는 평이다.
3일 경상국립대에 따르면 이번 연구는 150여년 전인 1872년 볼츠만이 정립한 ‘이득-손실’ 확률 개념을 재해석해 350년 역사를 지닌 기존의 선형적 ‘훅(Hookean) 탄성 모델’을 비선형 체계로 확장한 성과이다.
연구결과는 유체물리 분야의 세계 탑 저널인 ‘유체물리(Physics of Fluids)’ 1월호에 게재됐다.
점성과 탄성을 동시에 가진 연성 물질은 액체처럼 흐르면서도 고체와 같은 탄성을 지닌 물질로, 샴푸·화장품 등 생활용품부터 혈액·고분자 용액까지 우리 주변에 널리 존재한다.
그간 전 세계 연구진이 이 연성 물질의 거동을 설명하기 위해 다양한 이론과 모델을 제시해 왔으나, 대부분 특정 조건에서만 유효하거나 물리적 모순을 일으키는 한계가 있었다.
이론의 핵심인 ‘볼츠만 형 비훅 탄성 모델’은 거대분자의 비선형적 변형 거동을 물리적으로 가장 정밀하게 구현했다.
이 모델은 단순히 수학적 유도를 넘어 열역학 제2법칙에 기반해 거대분자의 소산 메커니즘을 엄밀하게 구현했다.
특히 ‘누적량 전개 기반의 균형 폐쇄 기법’을 도입해 비평형 확률 함수가 항상 양(+)이 되도록 이론적 무결성을 확보했다.
이러한 이론적 엄밀성은 1955년 이태규 박사의 리-아이링 이론이 지녔던 연성 물질 해석의 한계를 넘어섰을 뿐만 아니라 점탄성 유체 분야의 난제였던 ‘높은 바이센베르크 수 문제(HWNP)’를 해결하는 결정적 실마리가 됐다.
변형이 급격할 때 붕괴하는 기존 이론과 모델들의 불안정성 원인을 규명하고 그 극복 방안을 제시한 것이다.
이로써 극한의 비평형 유동 조건에서도 안정적이고 정확한 해를 도출할 수 있는 견고한 이론적 토대가 마련됐다.
동시에 연성 물질과 복잡 유체의 핵심 요소인 ‘연성 매개변수’에 엄밀한 물리적 의미를 부여했다.
이를 통해 거대분자의 분자단위 강성을 실험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열었으며, 비평형 분포 함수를 통해 DNA와 같은 생체 고분자의 생존 방식과 기능의 근원적 연구를 위한 미시적 분자 역학의 관점에서 거시적 거동을 이해할 수 있는 보편적 틀을 제공했다.
학계는 이 이론이 산업적 응용에도 획기적인 기여를 할 것으로 전망한다.
그간 이해가 어려웠던 복잡 고분자 가공, 고속 사출 성형, 반도체 초정밀 코팅 공정 등의 최적화는 물론, 혈류 분석을 통한 질병 진단 및 최적의 약물 전달 시스템 등 첨단 기술 분야에서 해석·설계·시뮬레이션 과정의 정밀도와 신뢰성을 대폭 개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명노신 교수는 “2010년 처음 아이디어를 구상한 이후 15년간 다수의 개념적 수정을 거친 결과”라며 “볼츠만의 확률 기반 통계 역학적 통찰과 현대 비가역 열역학을 결합한 이 모델이 미시적 분자 세계와 거시적 물질 세계를 잇는 강력한 가교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