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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靑 ‘일관된 대북 인도지원’ 강조, 김정은도 호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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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지난 2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삼광축산농장 조업식을 진행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일 보도했다.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은 지난 2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삼광축산농장 조업식을 진행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일 보도했다.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가 대북 인도적 사업 17건에 대한 제재 면제를 승인했다. 청와대는 “한반도의 정치적 상황과 무관하게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은 일관되게 이뤄져야 한다”고 사실상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고도화하는 엄혹한 상황과는 별개로 정부와 국제사회가 북한 주민의 생존 위기와 고통을 경감할 인도적 사업 재개를 위한 문을 열었다는 점에서 다행이다.

이번에 승인된 17건은 경기도(3건), 국내 민간단체(2건)를 포함한 한국 5건, 미국 등 외국 민간단체 4건, 세계보건기구(WHO)·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유엔식량농업기구(FAO) 등 국제기구 8건이다. 유엔 안보리 결의는 대북 제재 조치가 북한 민간인의 인도적 상황에 부정적 결과를 야기하거나, 경제활동이나 협력, 식량 지원, 인도 지원 등을 제한하려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런 명시적 원칙과는 달리 그동안 대북 인도적 사업의 운명은 정치적 상황에 좌우된 게 사실이다. 이번에 승인된 인도적 사업 17건도 신규가 아니라 과거 제재 면제를 받았던 사업의 연장이다. 한동안 제재 면제 연장에 반대하던 미국 정부가 대북 관계 개선을 희망하는 도널드 트럼프 정권 출범 후 입장을 바꾼 결과로 보인다.

국제사회와 우리 정부는 북한 주민 생존과 직결된 인도적 사업은 정치 변수에 관계없이 인류애, 동포애 차원에서 꾸준히 전개해야 한다. 그래야 사업의 신뢰성을 제고하고 북한 당국의 불필요한 경계감을 완화할 수 있다. 동시에 대북 인도적 사업이 한반도 평화 조성의 마중물이 되기를 바라는 것 또한 솔직한 심정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승인 아래 이뤄진 대북 인도적 사업 연장이 이재명정부의 ‘페이스메이커(pacemaker)’ 기조와 결합해 한반도 긴장 완화의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이유다.

하지만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 ‘적대적 두 국가론’을 천명한 북한은 남측의 공개적인 지원은 거부하고, 국제사회의 인도적 지원도 불필요하다는 완고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번 인도적 지원도 북측의 수용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현장 전언(傳言)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연말부터 조선노동당 제9차 당 대회를 앞두고 애민주의를 부각하며 민생을 강조하는 행보를 하고 있다. 애민·민생의 강조가 허언(虛言)이 아니라면 북한 주민의 삶을 개선할 남측과 국제사회의 인도적 지원을 적극적으로 수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