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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 ‘가격 담합’ 업체 14곳 세무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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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5000억 탈루 혐의 등 검증
설 앞두고 물가 안정 차원 실시

국세청이 6조원대 밀가루 가격 담합 혐의로 최근 기소된 대한제분을 비롯한 14개 업체에 대해 고강도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독·과점 등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거나 원가를 고의로 부풀리는 등의 수법으로 먹거리 불안을 초래한 기업들의 탈루 혐의를 샅샅이 검증하겠다는 취지다.

설 명절을 앞두고 제수용품인 조기 가격이 1년 전 보다 21% 오르고 쌀값도 18.3%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지난 8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장보는 시민들. 연합뉴스
설 명절을 앞두고 제수용품인 조기 가격이 1년 전 보다 21% 오르고 쌀값도 18.3%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지난 8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장보는 시민들. 연합뉴스

국세청은 설 명절을 앞두고 먹거리, 생활필수품 등 장바구니 물가불안을 야기하는 탈세업체 14곳에 대해 강도 높은 세무검증에 나선다고 9일 밝혔다. 조사대상은 △가격담합 등 독·과점 가공시품 제조업체 6곳 △원가 부풀린 농축산물 유통업체, 생필품 제조업체 5곳 △가맹비 매출 누락, 거짓 원가 신고한 프랜차이즈 가맹본부 3곳이다. 조사대상에 오른 업체의 전체 탈루 혐의 금액은 5000억원에 달한다.

 

우선 검찰이 6조원 규모 밀가루 담합 협의로 재판에 넘긴 대한제분이 포함됐다. 이 업체는 ‘사다리 타기’를 통한 가격인상 순서지정 및 지역·고객 나누기 등을 통해 수년 동안 가격과 출하량을 담합했다. 담합기간 동안 제품가격이 44.5% 인상됐다. 대한제분은 다른 업체와 가격담합 이후 업체들끼리 서로 동일한 금액의 거짓 계산서를 수수하는 방식으로 원재료 매입단가를 조작해 담합이익 800억원을 축소했다. 또 사주 일가에게 인건비 70억원 이상을 과다 지급하고, 사주 일가 장례비와 사주 소유 스포츠카 수리비 등을 회사 경비로 대신 부담하기도 했다. 대한제분 탈루 혐의액은 120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간장·고추장·발효 조미료 등을 제조하는 샘표식품은 원가 하락에도 과점 지위를 이용해 주요 제품 판매가격을 10.8% 인상했고, 지난해 영업이익이 수백억원대로 300% 이상 폭증했다. 하지만 이조차도 사주 자녀 소유 법인 포장용기 고가 매입, 사주 자녀법인에 고액 임차료 지급 등의 방법으로 축소 신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폭리 기업에 철퇴 9일 정부세종청사 국세청 기자실에서 안덕수 조사국장이 먹거리, 생필품 등 장바구니 물가 불안을 야기하는 14개 탈세 업체에 대한 세무조사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세종=연합뉴스
폭리 기업에 철퇴 9일 정부세종청사 국세청 기자실에서 안덕수 조사국장이 먹거리, 생필품 등 장바구니 물가 불안을 야기하는 14개 탈세 업체에 대한 세무조사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세종=연합뉴스

이번 조사는 물가 안정 관련 4차 세무조사다. 국세청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1월까지 3차에 걸쳐 103개 업체에 대해 조사를 실시했다. 1차 세무조사 결과 1785억원이 추징됐는데, 오비맥주·빙그레 등 먹거리 독·과점 업체 3곳의 추징세액만 전체의 약 85%인 1500억원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