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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왔다가도 ‘화재’…이름 바꾼 상미당도 ‘안전불감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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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과 비용 때문에 안전과 생명을 희생하는 것이라면 정말로 바꿔야 합니다.”

 

지난해 7월25일, 이재명 대통령은 경기 시흥의 SPC삼립 시화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처럼 말했다. 이 대통령은 “저도 노동자 출신이고 산업재해 피해자인데 수십 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노동 현장에서 죽어가는 노동자들이 너무 많다”며 “새로운 정부는 각종의 사유로 너무 많은 사람들이 죽어가는 대한민국의 현실을 근본적으로 바꿔보겠다는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이후 SPC는 책임 경영과 안전을 앞세우며 지주사 상미당홀딩스(SMDH)를 출범했지만 최근 SPC삼립 시화공장 화재 사건으로 또다시 안전불감증이 도마 위에 올랐다.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과거 이 대통령이 수많은 공장 중에 SPC 삼립 시화공장을 방문한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지난해 5월19일 오전 3시, 경기도 시흥시 SPC삼립 시화공장에서 50대 여성 노동자가 냉각 컨베이어 벨트에 상반신이 끼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는 등 유독 SPC 공장에서 사고들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2022년 10월엔 SPC 계열 SPL 평택 공장에서 20대 근로자가 소스 배합기 끼임 사고로 사망했고, 같은 자리에서 얼마 뒤 40대 남성 노동자의 손가락이 절단되는 사고도 있었다. 2인 1조 원칙을 지키지 않았고, 안전장치 미작동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특히 허 회장이 대국민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까지 약속한 이후에도 SPC에선 사고가 이어졌다. 당시 허 회장은 지난 2022년 10월 “이 자리를 빌어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그룹 전반의 안전관리 시스템을 철저히 재점검하고 안전경영을 대폭 강화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2일 화재가 발생한 SPC삼립 시화공장. 연합뉴스
지난 2일 화재가 발생한 SPC삼립 시화공장. 연합뉴스

하지만 지난 2일 이 대통령이 방문했던 SPC삼립 시화공장에서 또다시 화재가 발생하며 이같은 허 회장의 약속은 공염불이 됐다. 이 화재로 근로자 12명 중 3명이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이송됐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빵을 만드는 정형기와 오븐 근처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사고원인을 조사 중이다.

 

이번 화재는 최근 SPC그룹은 책임 경영과 안전을 앞세우며 파리크라상을 지주사인 상미당홀딩스로 변경 및 출범시킨 지 한 달도 안돼 발생했다.

 

표면적으로 상미당홀딩스는 투명성과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측면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사업 부문을 분리한 순수 지주회사를 출범시켰다는 입장이지만, 그간 빈번하게 발생했던 산업재해와 관련하여 중대재해처벌법상의 그룹 총수의 책임을 회피하려는 리스크 관리 차원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여기에 100% 가족회사인 파리크라상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것은 허 회장의 두 아들(허진수·허희수)에 대한 경영 승계 비용을 낮추려는 것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2025년 5월 27일 경기도 시흥시 SPC삼립 시화공장에서 경찰이 근로자가 기계에 끼어 숨진 사고 관련 합동감식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5년 5월 27일 경기도 시흥시 SPC삼립 시화공장에서 경찰이 근로자가 기계에 끼어 숨진 사고 관련 합동감식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이러니하게도 상미당은 1945년 고 허창성 명예회장이 황해도 옹진에 세운 빵집으로, ‘맛있고 좋은 것을 드리는 집’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SPC 내부에서마저도 소비자들이 위험한 노동환경에서 만들어진 빵을 ‘맛있고 좋은 것’으로 인식하겠느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SPC 공장의 한 근로자는 “이번 사고가 발생한 시화공장은 SPC안에서도 생산 효율은 높지만, 언제 사고가 날지 모르는 불안한 작업장이란 인식이 강하다”며 “상미당이라는 이름에 맞는 회사로 발전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토로했다.

 

현재 경기남부경찰청은 지난해 SPC삼립 시화공장에서 발생한 근로자 사망사고 관련해 설 명절 이후 사고의 공장 관계자들에 대해 다시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하기로 했다. 앞서 경찰은 센터장 등 공장 관계자 4명에 대해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