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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아빠는 끝났다” 신동엽·정종철 자녀를 명문대 보낸 ‘농담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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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망가질 때 아이의 뇌가 깨어난다” 명문대 휩쓴 개그맨 자녀들의 반전 교육법

무대 위에서 자신을 낮춰 대중을 웃기던 아빠들이 대한민국 대입 시장에 묵직한 메시지를 던졌다. 최근 방송인 신동엽의 딸이 서울대와 한예종에 동시 합격하고, ‘옥동자’ 정종철의 아들이 세계적인 명문 토론토 대학교를 포함해 5개 대학에 합격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들의 성공은 단순히 운이 좋아서일까? 재능의 결과일까? 전문가들은 엄격한 권위로 다그치는 ‘무서운 아빠’의 시대는 끝났다고 단언한다. 대신 아빠가 스스로를 낮추는 ‘농담의 힘’을 발휘할 때 자녀의 사고력이 극대화된다는 분석이다. 권위를 내려놓고 자녀가 스스로 피어날 시간을 묵묵히 기다려준 개그맨 아빠들의 소통 방식, 그 속에 숨겨진 고도의 교육적 반전을 추적했다.

아빠의 농담 한마디가 아이의 세계를 바꾼다. 무대 위 개그맨 아빠들의 유쾌한 교육법은 자녀를 명문대로 이끌었다. 게티이미지뱅크
아빠의 농담 한마디가 아이의 세계를 바꾼다. 무대 위 개그맨 아빠들의 유쾌한 교육법은 자녀를 명문대로 이끌었다. 게티이미지뱅크

■ “웃기는 아빠가 머리도 좋다?” 유머가 만든 ‘문해력’의 기적

개그맨은 찰나의 순간에 사람의 마음을 읽어내는 ‘베테랑 심리학자’와 같다. 신동엽이나 박준형처럼 재치 넘치는 아빠들은 일상적인 대화 속에서도 아이들에게 끊임없는 지적 자극을 준다. 아빠의 농담을 이해하고 맥락에 맞게 맞받아치는 과정은 고도의 문해력(Literacy)을 요구한다.

 

실제로 오스트리아 비엔나 의과대학 연구팀에 따르면, 유머 감각이 뛰어난 집단은 일반인보다 언어 지능과 창의성이 월등히 높게 나타났다. 부모의 위트 있는 대화 속에 자란 아이들의 지능 지수가 일반 가정보다 10% 이상 높다는 조사 결과가 이를 뒷받침한다. 아빠와 배꼽 빠지게 웃으며 주고받은 ‘티키타카’가 아이에게는 어떤 일타 강사의 수업보다 강력한 사고력 훈련이 된 셈이다.

유머러스한 대화는 아이에게 단순한 즐거움을 넘어 고도의 문해력과 사고력을 길러준다. 아빠와 함께 웃는 시간은 최고의 교육이다. ‘1호가 될 순 없어’ 화면 캡처
유머러스한 대화는 아이에게 단순한 즐거움을 넘어 고도의 문해력과 사고력을 길러준다. 아빠와 함께 웃는 시간은 최고의 교육이다. ‘1호가 될 순 없어’ 화면 캡처

■ 옥동자의 반전, 살림하는 아빠가 삶으로 보여준 성실함

‘옥동자’ 정종철의 사례는 부모들에게 큰 울림을 준다. 그는 무명 시절의 설움을 오직 ‘지독한 성실함’ 하나로 이겨낸 사람이다. 아들 시후 군이 캐나다 유학 중 명문대 5관왕이라는 결실을 본 바탕에는 아빠의 든든한 뒷모습이 있었다. 정종철은 SNS를 통해 집안일을 도맡아 하는 일상을 공유하며 아이에게 정서적 안정감을 줬다. 아빠가 자기 자리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백 마디 잔소리보다 강한 가르침이 되어 자녀의 ‘엉덩이의 힘(학습 인내력)’으로 전이됐다.

묵묵히 삶을 지탱하는 아빠의 성실함은 자녀의 인내력을 키워주고 정서적인 안정감을 선물한다. 정종철 아내 황규림 인스타그램 캡처
묵묵히 삶을 지탱하는 아빠의 성실함은 자녀의 인내력을 키워주고 정서적인 안정감을 선물한다. 정종철 아내 황규림 인스타그램 캡처

■ 실패해도 괜찮아, NG를 허용하는 아빠의 ‘회복탄력성’

화려한 합격 소식 뒤에는 부모의 지독한 ‘기다림’이 있었다. 신동엽은 딸의 입시를 두고 “아이에게 모든 것을 맡겼다”고 말한다. 이는 무대 위에서 실수(NG)가 나도 웃음으로 넘기며 다음 장면을 준비하는 개그맨 특유의 회복탄력성(Resilience)에서 나온다. 딸을 각각 연세대와 과학고에 입학시킨 김대희와 오정태 역시 자녀를 다그치기보다 스스로 망가지는 쪽을 택했다. 아빠가 먼저 마음의 벽을 허무니 아이들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단단한 마음을 갖게 됐다. 이런 신뢰의 온도가 아이의 자존감을 수억원의 가치를 지닌 미래 자산으로 키워냈다.

아빠의 유머는 아이에게 단단한 회복탄력성을 키워준다. ‘내 새끼의 연애’ 화면 캡처
아빠의 유머는 아이에게 단단한 회복탄력성을 키워준다. ‘내 새끼의 연애’ 화면 캡처

심리학자들은 아빠가 명령 대신 아이와 눈높이를 맞출 때, 자녀의 사고력은 비로소 깨어난다고 조언한다. 결국 이들이 보여준 반전은 단순히 입시의 성공이 아니다. ‘무서운 아빠’의 시대가 저물고, 친구처럼 공감하는 ‘수평적 아빠’가 아이를 성장시키는 시대가 왔음을 증명한 셈이다.

 

■ 닫힌 교실을 여는 열쇠는 ‘아빠의 농담 한마디’

결국 이들의 성공은 학원이나 과외의 승리가 아니라 ‘소통의 승리’다. 세상의 편견을 웃음으로 이겨낸 아빠들은 자녀에게 “세상은 충분히 즐거운 곳”이라는 긍정의 힘을 물려줬다. 요즘처럼 취업난과 고용한파로 힘든 시기, 우리 아이들에게 정말 필요한 건 “공부해라”는 다그침보다 “괜찮다, 웃어보자”는 아빠의 따뜻한 농담 한마디가 아닐까? 부모와 자녀가 함께 웃는 시간이 결국 최고의 스펙이 되는 시대. 행복 지수가 높은 아이가 세상에서도 당당히 승리한다는 것을 무대 뒤 아빠들은 증명해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