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설 연휴를 하루 앞둔 13일 오후, 전국은 귀성 인파로 들썩였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이날 하루에만 전국에서 554만대의 차량이 고속도로를 이용할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향하는 차량이 47만대에 달하며 ‘민족 대이동’의 서막을 알렸다.
영남의 관문 동대구역과 부산역은 이른 오전부터 고향을 찾은 이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열차가 멈춰 설 때마다 쏟아져 나오는 귀성객들을 향해 “오느라 고생했다”는 부모님들의 정겨운 사투리가 대합실을 가득 채웠다.
취업 후 두 번째 명절을 맞는다는 김 모 씨(28)는 “서울 생활에 치이다 보니 연휴 동안은 엄마가 해주는 밥을 먹으며 아무 생각 없이 푹 쉬고 싶다”며 환하게 웃었다. 승차권을 구하지 못한 시민들이 반환 창구 앞에서 초조하게 잔여석을 기다리는 모습은 명절마다 반복되는 풍경이지만, 그 속엔 가족을 향한 간절함이 묻어났다.
대전역에서는 지역 명물인 성심당 종이가방을 양손 가득 든 귀성객들이 눈길을 끌었다. 한 귀성객은 “빈손으로 가기 멋쩍어 줄을 서서 샀다”며 쑥스러운 듯 발걸음을 옮겼다. 광주송정역 꽃집 앞에서는 어머니에게 줄 프리지어 꽃다발을 고르는 20대 직장인 서 모 씨의 모습도 보였다. 그는 “자주 못 찾아뵙는 미안함을 꽃에 담았다”며 수줍은 마음을 전했다.
반면 연휴에도 쉬지 못하는 자녀를 위해 서울행 열차를 기다리는 ‘역귀성’ 행렬도 뚜렷했다. 유성복합터미널에서 인천행 버스를 기다리던 박 모 씨(68)는 “손주들도 보고 자식들 얼굴이라도 한 번 더 보려고 내가 움직이기로 했다”며 봇짐을 고쳐 멨다. 광주송정역에서 만난 박인숙 씨(80)는 군대 간 손주부터 대학생 손주까지 줄 세뱃돈 봉투를 챙겼다며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귀성길 정체는 오후 들어 깊어지고 있다. 오후 3시 기준 서울 요금소에서 출발할 경우 부산까지 5시간 20분, 대구 4시간 20분, 광주 4시간 10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도로공사 측은 정체가 오후 5~6시 사이 정점에 달했다가 밤 10시가 넘어서야 해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