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을 앞둔 유통업계의 풍경이 예년과는 사뭇 다르다. 전통적인 제수용 식재료 뭉칫돈이 오가던 자리를 가정간편식(HMR)이 빠르게 꿰차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명절 간편식 시장의 가장 최전선은 편의점이다. 1~2인 가구와 홀로 명절을 보내는 ‘혼명족’을 겨냥한 화려한 라인업이 눈길을 끈다.
GS25는 9첩 반상 콘셉트의 도시락과 함께 왕만두 떡국, 모듬전 등을 선보였고, CU는 8찬 정식과 7가지 전 세트 2종을 내놨다.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는 각각 11찬, 12찬 도시락을 출시하며 ‘제대로 된 한 상’을 원하는 수요를 공략 중이다.
대형마트와 온라인몰의 공세도 만만치 않다. 롯데마트는 간편식 선물 세트 매출이 전년 대비 무려 5배나 뛰었다고 밝혔다. 이마트는 명절 당일인 17일까지 ‘피코크’ 브랜드의 제수용 간편식 50여종을 최대 30% 할인하며 고객 발길을 붙잡고 있다.
식품업계는 ‘부분 간편식’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모든 음식을 사 먹기 부담스러운 이들을 위해 손이 많이 가는 떡갈비, 나물, 육수 등을 세분화해 내놓는 방식이다.
하림은 ‘더미식 육즙떡갈비’와 사골·멸치 육수 2종을 출시했고, 현대그린푸드는 온라인몰을 통해 63종의 상차림 간편식을 할인 판매하며 ‘명절 노동’ 줄이기에 나섰다. 농협목우촌도 ‘주부9단 손맛가득’ 브랜드를 통해 동그랑땡과 떡갈비 신제품을 선보였다.
업계에서는 명절용 간편식이 단순한 시즌 상품을 넘어, 연간 간편식 시장의 파이를 키우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차례 문화가 간소화되면서 명절 이후에도 꾸준히 찾을 수 있는 고품질 간편식 수요가 늘고 있다”며 “채널별로 신제품 출시와 마케팅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