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의 가치를 중시하면서도, 조리 과정의 번거로움은 최소화하려는 ‘명절 미니멀리즘’이 대세로 자리 잡았다. 실제 수치는 이 같은 변화를 고스란히 증명한다.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컬리의 올해 설 직전 일주일간(2월 5~11일) 떡국, 전, 불고기 등 명절 밀키트 상품 수는 지난해보다 48% 늘어났다. 2년 연속 가파른 우상향 곡선이다. 단순히 종류만 늘어난 게 아니다. 이마트의 간편식 PB ‘피코크’는 지난해 48종이었던 제사용품 라인업을 올해 60종까지 확대하며 선택의 폭을 넓혔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조리 과정이 까다로운 품목의 폭발적인 성장세다. 특히 기름 처리가 번거로운 전과 튀김류가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마트 피코크 전류의 경우 지난해 설 매출이 전년 대비 43%나 뛰었고, 튀김류는 무려 세 배 이상 판매량이 급증했다.
롯데마트 역시 흐름은 비슷하다. 냉동전, 떡갈비, 잡채 등 손이 많이 가는 품목을 중심으로 명절 밀키트 상품 수를 지난해 39%, 올해 31% 각각 늘리며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여기에 고물가 시대를 반영해 가격 부담을 낮춘 대용량 신상품까지 가세하며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고 있다.
유통업계가 이처럼 간편식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시성비(시간 대비 성능)’를 따지는 3040 세대가 명절 준비의 주역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명절을 간소하게 보내려는 흐름이 뚜렷해지면서 합리적인 가격에 간편하게 상을 차리려는 소비가 대세가 됐다”며 “이제 간편식은 단순히 때우는 한 끼가 아니라 명절의 질을 높이는 필수 아이템”이라고 설명했다.
대목을 잡기 위한 할인 공세도 치열하다. 이마트는 명절 당일인 17일까지 피코크 제수용 간편식을 10~30% 할인된 가격에 내놓는다. 특히 2만5000원 이상 구매 시 신세계상품권 5000원을 증정하는 체감가 인하 전략을 택했다. 롯데마트도 오는 19일까지 오징어 해물완자, 동태전 등 ‘요리하다’ 제사용품 10종을 대상으로 최대 3000원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