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을 만나면 인생이 노래가 된다/이은진/라이트하우스인/1만5000원
시인 프란시스코 데 이카사가 그의 아내인 베아트리체에게 그라나다의 아름다움을 묘사하면서 쓴 구절이다. 알람브라 궁전 아다르베스 정원 벽에 새겨져 있다. 그만큼 알람브라의 아름다움은 매혹적이다. 이베리아반도를 지배한 마지막 이슬람 왕국은 이곳에 많은 돈을 들여 250년간 화려하게 꾸며놓았다. 1492년 스페인의 이사벨 여왕에게 빼앗기면서 남긴 일화는 역사적 사실로 남았다. 마지막 왕인 보압딜은 눈 덮인 시에라 네바다 산맥을 넘으며 그라나다 땅을 떠나면서 알람브라 궁전을 바라보며 긴 한숨을 쉬었다고 한다. 아름다운 궁전과 영토를 기독교 세력에게 빼앗기고 쫓겨나는 비참한 심경을 담았다. 그들이 넘던 그 고개를 ‘무어인의 한숨 고개(Puerto del Suspiro del Moro)’라고 부른다. 이 장면은 알프레도 데호덴크의 유화에 잘 표현되어 있다. 무어인들의 한탄과 비통함이 느껴진다. 얼마나 아름답기에 떠나면서 눈물까지 흘렸을까? 이곳은 스페인 영토에서 가장 완벽하게 남아 있는 이슬람 건축이다. 궁전 안팎을 자세히 뜯어보면 벽돌, 세라믹, 석회, 목재 등의 재료로 정교한 격자형 무늬와 코란의 구절을 표현한 칼리그라피로 궁전의 안팎을 장식해 놓았다. 전형적인 무어인들의 건축양식이다. 이 건축양식은 스페인에서 기독교와 이슬람의 건축양식이 혼합되어 나타나는 무데하르 양식의 근원이 되었다고도 할 수 있다. 책 속 ‘알람브라 궁전과 무어인의 한탄’의 일부 내용이다.
‘스페인을 만나면 인생이 노래가 된다’는 스페인 전문가인 이은영 박사의 스페인 여행 에세이집이다. 이 책은 26년간 스페인 관광청 한국 대표로 있으면서 두 나라를 잇는 문화와 관광의 가교역할을 해온 저자의 단순한 여행기가 아니라 저자가 스페인과 맺은 인연, 그곳에서 만나 사람과 풍경, 그리고 마음의 여정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40여개의 스토리로 구성된 책 곳곳에서 스페인의 역사적 현장의 햇살과 바람, 골목의 소리와 광장의 음악, 카페의 향기와 사람들의 미소를 오롯이 느낄 수 있다.
주한 EU 대사 마리아 카스티요 페르난데스는 추천사에서 “스페인의 문화와 역사를 깊이 느끼게 해주며, 독자에게 특별한 감동을 선사한다”고 썼다. 주한 세르반테스 문화원장 라파엘 부에노는 “저자의 진정성 있는 시선과 담백한 표현이 스페인을 생생히 전달하며, 따뜻한 교감을 준다”고 밝혔다.

